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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의학, 본고장 중국에서도 퇴출위기

_______! 2008. 2. 9. 22:50
중의학, 본고장 중국에서도 퇴출위기
환자 급감 … 서양의학과 결합 필요
2007-02-12 오후 12:55:41 게재


중국의료의 한 축을 담당했던 중의학이 서양의학에 밀려 갈수록 침체되고 있다.
중국 시사주간지 일부 네티즌들이 중의학을 철저하게 의료계에서 퇴출시킬 것을 요구하며 인터넷서명을 벌이는 등 중의학의 실효성을 둘러싼 논쟁이 전사회적으로 광범위하게 벌어지고 있다고 ‘중국신문주간’이 최근 보도했다.

◆중의 병원 3년사이 800개 줄어들어 = 몇 년 전 베이징 3급갑등(병원등급 중 최고) 중의병원에서 일어난 사건은 중의학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 40대 남성이 심근경색과 뇌혈전으로 이 병원 응급실에 실려왔다. 당직의사들은 급히 혈전제거제와 혈액을 공급하고 심근개선치료를 실시했다.


응급처치가 진행되는 동안 응급실에 내려온 상급 직위의 의사는 당장 서양의학시술을 중단하고 침술 등 중의학 시술을 하라고 지시하고 돌아갔다. 당직의사는 이 의사가 돌아간 후 환자에게 놓았던 침을 빼고 서양의학적 시술을 계속했다.


중국중의연구원 광안문의원 종양과 장페이통 부주임은 중의학의 현황을 한마디로 “전면적으로 위축된 상황이다”고 표현했다.


장 부주임은 “1950년대 중국정부가 전면적으로 의료기구를 건설할 때 모든 현에 서양의학병원과 중의병원을 하나씩 건설했지만 지금은 상당수의 중의 병원이 서양병원에 통합됐다”고 말했다.
2004년 출판된 ‘전국중의약통계적편’에 따르면, 2002년말까지 중국 전역의 현급 행정단위 중 66%에만 중의병원이 남아 있는 반면, 서양의학병원은 현마다 4.45개로 늘어났다.


당시 중국의 보건위생기구 85705개 중 중의의료기구는 3801개에 불과했다. 2006년까지 3년 동안 800여개가 줄어들어 현재는 3009개에 불과하다.

◆“시장경제 중의병원은 동서양면성 가져야” = 이 같은 현상이 중의학계에게 충격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중국의료계의 특성 때문이다.
한의학이 발달해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서양의학이 주류를 이루고 동양의학이 보조를 하는 것이 보편화돼 있지만 중국에서는 최근까지도 동서양의학이 치료를 분담해왔다.


일본이 지원해 1984년 최신시설로 개원한 베이징중일우호병원도 모든 과실을 중의와 서양의학 각각 1개씩 개설했다. 중의 안과, 소아과와 서양의학 안과, 소아과가 함께 있는 방식이었다.


20여년이 흐른 지금 중일우호병원의 중의 안과, 소아과, 이비인후과는 모두 서양의학 과로 통합됐다. 질병치료율과 중증위급질병진단율이 낮아져 환자가 줄고 있는데다 중의학 시술이 병원재정에 도움이 안 되기 때문이다.


중의학을 찾는 환자의 수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01년 국가중의약국이 시행한 ‘중의의료서비스수요와이용연구’에 따르면 중국의 환자 연인원 42억명 중 22%인 9억명만이 순수하게 중의치료를 사용했다.


문제는 이 수치가 급감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중의약보’가 지난해 보도한 내용과 국가중의약국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 중의의원의 연간 진찰치료인원은 이미 연인원 2.34억명으로 줄었다. 종합병원 중의과의 연인원 5851만명을 더해도 3억명에 불과하다. 5년만에 1/3로 줄어든 것이다.


중의학의 탈출구가 서양의학과의 결합이라는 데는 이견이 많지 않다. 첸 원장은 “계획경제시대 중의병원은 ‘중의학의 특징’이라는 한 면만을 드러내도 됐지만 시장경제시대의 중의병원은 양면을 드러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순수한 중의학은 퇴출위기를 맞고 있지만 중서의학의 결합은 새로운 중의학의 탄생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허신열 기자 syheo@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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