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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지문이 벗겨지는 정성이 만든 ‘손맛’ 뽕잎차

_______! 2009. 6. 12. 13:47

 

여러분은 뽕나무를 보면 어떤 것이 가장 먼저 떠오르시나요? 이대근, 이미숙이 주연했던 한국영화 뽕(1985)을 떠올리시는 분도 있을 것이고, 뽕나무에 사는 누에를 떠올리시는 분도 있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뽕나무 열매 오디를 이용한 전통 과실주가 애주가들 사이에서 사랑을 받고 있기도 하지요. 이처럼 뽕나무는 인간에게 참 고마운 나무입니다. 명주실을 주고, 오디주를 마실 수 있게 해 주고, 그 뿌리까지 약재로 쓰이니 말입니다.

 

최근에는 뽕나무잎차(이하 뽕잎차)가 효능 면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뽕잎의 성인병 예방 효과와 항산화·항노화 효과가 연구를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되었기 때문입니다.

 

★ 옛 기록에 전하는 뽕잎의 효능 

뽕잎이 우리 몸에 좋다는 것을 옛 선현들도 수백년 전에 이미 깨닫고 기록으로 남겨 놓으셨습니다. 조선시대 선조 때의 명의인 허준 선생은 동의보감(東醫寶鑑)에 "뽕잎은 따뜻하고 독이 없으며 각기와 수종을 없애주고 대·소장을 이롭게 하며 하기(下氣)하고 풍통(風痛)을 없앤다"고 뽕잎의 우수한 효능을 설명해 놓으셨습니다.

 

이웃나라 중국의 의서에는 "풍을 쫓아 주고 폐의 열을 없애 준다. 감기로 오는 열과 두통, 기침을 치료해 주고 가래를 없애 준다. 또 눈과 간을 깨끗하게 해주고 음허(陰虛)와 풍열로 생긴 눈병을 치료해 주고 눈의 충혈, 건조, 통증 등을 치료해 준다"라고 전하고 있습니다.

 

▲ 잘 말린 뽕잎.

 

★ 최근 과학적으로 밝혀진 뽕잎의 효능 

실제로 최근의 과학적인 연구결과에 의하면 뽕잎에 살균성분, 혈액순환과 장의 순환을 좋게 하는 성분, 알레르기에 좋은 성분이 있음이 하나씩 하나씩 밝혀지고 있습니다.

 

특히 뽕잎에 존재하는 불포화 지방산이 콜레스테롤의 배설을 증가시킴으로써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을 감소시킨다는 것이 입증되었고, 혈압을 떨어뜨리는 가바(GABA) 성분이 녹차의 10배나 많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또한 불용성 섬유소가 체내에 존재하는 독성물질의 배설을 증가시켜 주고 장의 운동도 활발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게다가 뽕잎은 영양학적으로 완벽한 식품이라고 합니다. 식물 중에서 콩 다음으로 다량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고, 50종이 넘는 각종 무기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몸에 좋은 뽕잎을 건조시킨 후 덖어서 차로 마시면 녹차 이상의 구수한 맛을 즐길 수 있습니다. 남부지방에서는 지금 한창 차를 만들기 위한 뽕잎 수확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덖다 : 물기가 있는 찻잎을 물을 더하지 않고 타지 않을 정도로 볶아서 익히다)

 

▲ 수미다정의 채수미 대표(오른쪽)와 그의 아들.

 

뽕잎차가 어떤 과정을 거쳐 만들어지는지 전라남도 해남군 삼산면에 위치한 수미다정(秀美茶亭, 대표 채수미)을 찾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봤습니다. 수미다정의 채수미 대표는 차 공부를 10년 동안 하고, 2006년부터 생산을 시작한 뽕잎차 전문가입니다. 지금부터 그가 뽕잎차를 만드는 과정읖 살펴보겠습니다.

 

 

뽕잎을 덖는 기계입니다. 음푹 패인 부분에 뽕잎을 붓고, 열을 가하여 덖게 됩니다.

 

 

뽕잎차로 만들 잎은 누에가 먹는 뽕잎만 사용합니다. 누에가 먹는 뽕잎은 이물질이나 농약 등이 없기 때문에 안심할 수 있습니다. 수확한 뽕잎은 손질해 자르고, 초벌로 덖은 다음 그늘에 자연 건조시킵니다.

 

이렇게 건조된 뽕잎이 뽕잎차로 다시 태어나려면 섭씨 250도의 뜨거운 열에 30분 이상 덖어야 합니다. 그런데 채수미 대표는 이를 자신의 손으로 직접 합니다. 너무 뜨거워 장갑을 3겹을 끼고 하면서도 손으로 하는 방식을 포기하지 않습니다. 이때문에 채 대표의 손에는 지문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덖을 때마다 화상을 입어 피부가 벗겨진 것이지요.

 

채 대표에게 "지문이 벗겨질 정도로 정도로 고생을 하면서 그 방식을 고수하는 이유가 뭐냐"라는 질문을 해 봤습니다. 그는 "뽕잎차도 음식처럼 손맛이 중요하다. 그만큼 정성이 필요하다는 말이다"며 "뜨겁다고 손놀림이 빨라지면 영락없이 맛이 떨어진다. 기계로도 해 봤지만, 정성을 들여 손으로 하는 것과 맛이 천지차이였다"고 대답했습니다.

 

 

 

채수미 대표의 덖음 방식은 1년 여에 걸친 실험을 통해 탄생한 것입니다. 덖고, 먹고를 반복하며 최상의 맛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손과 눈, 코, 귀, 입의 오감을 통해 체득했습니다. 채 대표는 "내 입맛에 맞아야 소비자들도 좋아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내가 마셨을 때 맛이 좋은 차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습니다.

 

 

덖는 과정이 끝났습니다. 하지만 이게 마지막이 아닙니다. 체를 이용해 불순물을 걸러내는 과정이 남았습니다. 이런 꼼꼼한 과정을 통해 뽕잎차가 탄생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뽕잎차는 25g에 1만 5000원에 판매된다고 합니다. 인터넷 쇼핑몰 등에도 판매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 알음알음으로 찾아온 사람들에게 직거래로 판매됩니다. 채수미 대표는 "고급 뽕잎차가 7만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는데도, 1만5000원에 파는 우리 뽕잎차가 비싸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내가 정성스럽게 만든 뽕잎차인데 비싸다고 하시면 참 마음이 아프다"고 전했습니다.

 

 

드디어 만들어진 뽕잎차를 맛 보는 시간입니다. 우선 덖은 뽕잎이 담겨 있는 주전자에 찻물을 붓습니다.

 

 

뽕잎을 우려낸 후 다시 투명한 유리 주전자에 뽕잎차를 따릅니다.

 

 

채수미 대표가 따라준 뽕잎차를 맛 봤습니다. 일단 황금빛 색깔로 눈이 구수해 지고, 다음으로 향기 때문에 코가 구수해 지며, 마지막으로 맛을 보니 혀가 구수해 졌습니다. 녹차와 같이 떫은 맛도 없어 차 초보자도 쉽게 마실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으로 여겨졌습니다.

 

 

채수미 대표는 "내 이름을 걸고 만든 뽕잎차는 가장 청결하고 맛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하고 있다"며 "내가 만든 뽕잎차를 드시는 분들이 만드는 나와 같이 행복한 마음을 느낀다면 정말 큰 보람이 될 것 같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참고자료 : 연구보고서 ‘뽕잎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건강보조식품 제조기술개발’

 

글: 농림수산식품부 홍보담당관실 강지용

사진: 농림수산식품부 디지털 홍보대사 서인석 

 

 

  

 

출처 : 새농이의 농수산식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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