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네덜란드와 일본의 토끼 캐릭터 전쟁?

_______! 2011. 1. 12. 20:58

네덜란드와 일본의 토끼 캐릭터 전쟁?

 

표절 소송에 휘말린 네덜란드의 미피(왼쪽)와 일본의 캐시(오른쪽)

 

‘미피’(Miffy)라는 캐릭터를 아시나요?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토끼 캐릭터입니다. 아이들의 취향을 고려한 듯 단순하면서도 깜찍한 생김새가 특징인데요.

미피의 고향은 네덜란드입니다. 만화가 딕 브루나 씨가 1950년대 만들어낸 캐릭터로 약 60년 동안 사랑을 받아오며 장수하고 있습니다. 네덜란드에는 미피 박물관이 세워졌을 정도로 ‘국민 캐릭터’가 됐죠.

그런데 이 귀여운 미피가 최근 소송에 휘말려 관심을 모으는 중입니다. 원작자인 브루나 씨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재판소에 미피의 저작권 침해 소송을 낸 것인데요. 20일 네덜란드 언론이 이 소식을 앞 다퉈 보도하며 알려졌습니다.

딕 브루나 씨가 1950년대 발표해 히트한 토끼 캐릭터 미피

미피 저작권 소송의 피고는 일본의 캐릭터 업체 산리오(Sanrio)입니다. 산리오는 헬로키티를 만들어낸 회사로 유명하죠. 1974년 탄생한 헬로키티를 비롯해 멜로디(1975년), 시나모롤(2002년), 푸린(1996년) 등 수많은 인기 캐릭터가 이 회사의 작품입니다.

브루나 씨는 산리오가 디자인한 토끼 캐릭터 캐시(キャシ?)가 미피와 지나치게 닮아 표절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저작권을 침해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캐시는 헬로키티의 친구로 인기가 높죠.

19일 재판소에 출두한 브루나 씨는 산리오 측이 캐시의 생산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하루에 5만유로(약 7800만원) 씩 자신에게 배상하라고 밝혔습니다.

일본 산리오가 1970년대 발표한 헬로키티(아래)와 친구 캐시(위)

미피는 일본에서도 그림책 번역판이 출간되며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는데요. 나이로 따지면 미피가 캐시보다 선배인 만큼 네덜란드 법정에서 표절 판결이 내려질 경우 캐시는 영원히 사라질 운명에 처했습니다.

위기에 처한 산리오는 “표절이 아니다”며 전면적으로 싸울 태세임을 강하게 나타냈습니다. 1차 판결은 2주 이내에 나온다고 하니 결과가 궁금해집니다.

여러분이 보시기엔 어떤가요? 두 캐릭터가 정말 많이 닮았나요? 눈이 점으로 찍혀 있고 코나 입의 생김새도 간략하게 처리된 것, 미간이 넓은 점, 옷이 단순한 디자인이라는 부분 등을 보면 흡사한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 소송 건은 그 결과에 따라서 산리오의 기업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이는데요. 산리오는 그동안 중국 등 해외에서 ‘짝퉁 헬로키티’가 범람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저작권 보호를 강하게 내세워 왔죠.

어린이들에게 사랑받는 귀여운 캐릭터 미피와 캐시.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운명과 엄청난 배상금을 걸고 두 토끼들이 벌일 혈투가 과연 어떤 결과를 낳게 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