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의 호수섬
나 일어나 이제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욋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을 짓고,
아홉 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 윙윙대는 숲 속에 나 혼자 살으리.
거기서 얼마쯤 평화를 맛보리.
평화는 천천히 내리는 것.
아침의 베일로부터 귀뚜라미 우는 곳에 이르기까지.
한밤엔 온통 반짝이는 빛
한낮엔 보라빛 환한 기색
저녁엔 홍방울새의 날개 소리 가득한 그 곳.
나 일어나 이제 가리, 밤이나 낮이나
호숫가에 철썩이는 낮은 물결 소리 들리나니
한길 위에 서 있을 때나 회색 포도 위에 서 있을 때면
내 마음 깊숙이 그 물결 소리 들리네.
일어나 지금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가지 얽고 진흙 발라 조그만 초가 지어
아홉 이랑 콩밭 일구어, 꿀벌 치면서
벌들 잉잉 우는 숲에 나 홀로 살리
거기 평화 깃들어, 고요히 날개 펴고
귀뚜라미 우는 아침 놀 타고 평화는 오리
밤중조차 환하고, 낮엔 보랏빛 어리는 곳
저녁에는 방울새 날개 소리 들리는 거기
일어나 지금 가리, 밤에나 또 낮에나
호수물 찰랑이는 그윽한 소리 듣노라
맨길에서도, 회색 포장길에 선 동안에도
가슴에 사무치는 물결 소리 듣노라
The Lake Isle of Innisfree
William Butler Yeats
I will arise and go now, and go to Innisfree,
And a small cabin build there, of clay and wattles made:
Nine bean-rows will I have there, a hive for the honey-bee,
And live alone in the bee-loud glade.
And I shall have some peace there, for peace comes dropping slow,
Dropping from the veils of the morning to where the cricket sings;
There midnight's all a glimmer, and noon a purple glow,
And evening full of the linnet's wings.
I will arise and go now, for always night and day
I hear lake water lapping with low sounds by the shore;
While I stand on the roadway, or on the pavements gray,
I hear it in the deep heart's core
이 시는 예이츠가 런던 교외에 거주할 때 유년시절을 보낸 아일랜드의 슬라이고(Sligo)를 그리워하며 지은 시이다. 예이츠는 한 여학생에게서 이니스프리가 실제로 있는 섬이냐는 질문을 받기도 했는데 이니스프리는 슬라이고 근처의 자그마한 질 호수 섬(Lough Gill)을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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