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의 비만치료방법과는 달리 예방 주사처럼 맞으면 고열량의 음식을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비만 백신이 개발됐다.
한양대ERICA 김효준(과기대·분자생명) 교수 연구팀은 아포-B100의 특정부분의 구조를 흉내낸 구조적 유사체(mimotope)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백신 형태로 주사하면 우리 몸에서 mimotope을 이물질로 판단해서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내는 백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백신으로 만들어진 항체는 지방입자를 둘러 쌓고 있는 아포B-100에도 결합하게 되며 그 결과 지방의 조직내 저장을 저해하고 특히 지방조직 내에서 특정 대식세포(macrophage)를 활성화시켜 비만을 억제하게 된다.
이번 연구논문은 지난 10월 30일자 인터넷판 Clinical Science지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비만을 치료하는 방법을 완전히 새로운 각도에서 연구한 세계 최초의 시도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에서 제시한 지방조직 특히 복부지방조직에서 지방입자-항체 복합체를 포획한 대식세포의 활성화에 따른 면역학적 기능과 지방세포내의 지방분해효소의 활성이 비만과 밀접하게 연계돼 있다는 것은 향후 비만치료 뿐만 아니라 당뇨, 고지혈증과 같은 대사성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비만은 고혈압, 당뇨병, 뇌졸중 등 다양한 생활습관병(성인병)의 원인이 되고 있으며, 최근 10여년 사이에는 국내에서도 그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금까지 치료제는 식욕억제제, 지방흡수 억제제, 지방 분해 촉진제 등 내분비계(adipokine) 조절을 매개한 메카니즘으로 심혈관계를 비롯한 다양한 부작용이 유발할 뿐만 아니라 장기복용에 따른 경제적-심리적 부담감이 매우 컸다.
이번에 개발된 비만 백신은 면역 반응을 활용하기 때문에 대사과정이나 내분비계를 전혀 건드리지 않으면서 비만성 체지방 축적 과정만을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방법을 택해 기존 비만 치료제의 단점인 부작용 발생위험을 사전에 차단시키고 오히려 비만 치료효과와 함께 부가적으로 지방간, 당뇨의 예방 및 치료 효과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음식으로 섭취한 지방은 혈액을 통해 간으로 배달된다. 이곳에서 지방은 아포-B100이라는 단백질로 포장돼 작은 기름방울 형태로 만들어진 후 혈액을 타고 신체 각부로 운송되어 활용되고 저장된다. 비만 백신의 원리는 아포-B100의 특정부분의 구조를 흉내 낸 아바타(minotope)를 인공적으로 만들어 백신형태로 주사하면 우리 몸에서 아바타를 이물질로 인식해 이에 대한 항체를 만들어 낸다. 이 항체는 지방을 감싸고 있는 아포-B100에도 결합하게 돼 그 결과 지방입자의 저장을 저해시키고, 대식세포와 함께 지방을 제거시키는 메카니즘이다.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고지방 사료를 먹은 쥐의 체중은 일반 사료를 먹은 쥐의 체중에 비해 약 2배에 달하였으나 백신을 맞은 쥐는 고지방 사료를 먹어도 약 1.3배로 체중 증가가 현저하게 억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팀에 따르면 최초 접종 시에는 최적화된 면역기능을 유발하기 위해 2주 간격으로 3회 반복 주사를 하고 이후에는 4개월 혹은 6개월에 한번 씩 근육 주사를 하면 된다. 만약 체중 증가를 원할 시에는 주사를 중단하였다가 필요시 다시 (면역기억이 남아있기 때문에) 한 번 씩만 추가 접종을 하면 된다. 백신의 효과 유지는 고지방식사를 얼마나 자주하는가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4개월 이상 유효한 것으로 나타났다.
본 비만 백신의 개발은 김효준 교수가 창업한 바이오 벤처회사인 SJBiomed에서 2003년부터 12년간 계속된 프로젝트로서 브랜드 명으로 SJ-BRV는 2002년도 선도물질로 개발한 백신이며, SJ-POV는 최근에 개량한 백신이다. SJ-BRV와 SJ-POV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아포 B-100의 mimotope 성분으로, SJ-BRV는 유전자 조작으로 고발현 대장균주를 배양하여 생산하는 유전자 재조합 단백질이며. SJ-POV는 식품의약품 안전처로부터 임상허가를 취득하기 위한 후보물질(Candidate compound)로 개량한 아미노산을 소재로 합성한 펩티드로 SJ-BRV의 축약형이다. 효능도 높아지고 경제적으로 제조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된 항원이다.
이번 비만백신 논문 발표의 첫번째 의의는 비만 치료의 새로운 타겟(ApoB100)과 방법(백신요법)을 제시한 것이고 두 번째 의의는 백신의 치료 영역을 결핵, 홍역, 폐렴 등과 같은 미생물에 의한 감염성 질환으로부터 당뇨, 동맥경화, 치매와 같은 비감염성 질병의 영역까지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되고 있다.김효준 교수는 "지금까지 마우스를 이용한 간이 독성 평가 실험으로 DNA chip을 이용한 독성 유전자 변이, 세포 독성, 혈청학적 평가, 혈액학적 평가 및 조직학적 평가를 실시했으며, 그 가운데 확인된 독성 혹은 부작용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앞으로 신약개발의 단계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우선적으로 수탁 비임상시험 기관(CRO)에서의 비임상 시험 수행 후 식품의약품 안전처의 임상허가 취득하고, 이후 6개월 이내에 임상시험에 진입할 예정"이라며 “비만 백신 개발을 계기로 감염성 질환이 아닌 난치성 질환에 대한 차세대 프리미엄 백신 요법의 확립을 위해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뉴스팀 f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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