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턱 댄 일제 식민잔재 청산론자들이 작금 우리 사회를 좀 먹고 있다.
맞다. 그들은 좀이다. 사실에 기초한 주장이 아니라 강박에 기초한 믿음에 기댄 억설이 판을 친다.
사실이 뒷받침되지 않은 믿음, 나는 그것을 신앙이라 부른다. 하지만 단순한 신앙이 아니요, 명백히 잘못된 믿음에 뒷받침되고 있으니 그것은 사이비 신앙이다.
그런 사이비 신앙, 일제 식민잔재 청산론자들의 사이비 신앙 그 대표적인 증좌가
天皇
이다. 그들 광신도 집단은 천황이라는 말만 보이면 덮어놓고 그것이 일제의 식민잔재라 주장한다.
그들은 나아가 이렇게 주장한다.
지리산 천황봉(天皇峰)은 일제가 일본의 천황에 대한 충성심을 유발하기 위해 억지로 만들어낸 명칭이라고 말이다.
실로 그럴 듯하다. 깜빡하면 속아넘어가기 십상인 주장이다.
하지만 이들은 天皇이 도대체 무슨 개뼉다귀인 줄도 모르는 자들이다.
조선시대만 해도 천황이라는 말은 이 땅 조선에서 주구장창으로 쓰였다. 특히나 하늘의 별자리 그림인 천문도에서는 天皇이란 말이 빠질 수 없다.( )
天皇이란 말이 빠진 천문도가 있다면 그것은 제대로 된 천문도가 아니다.
비록 天皇이라는 말이 北極星이라는 말로 대치되어 있다고 해도 그 명칭이 천황이건 북극성이건 그것이 빠진 천문도는 앙코 빠진 찐빵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의 저 천황이란 말이 언제쯤 만들어졌는가?
그 역사를 추적해 보면 그 뿌리 역시 저 천상을 지배하는 최고 天神인 天皇이다.
천황은 본래적인 정식 명칭은 天皇大帝이다.
이 천황대제라는 말은 후한시대 말기에 활약한 경학의 대가인 정현(鄭玄.서기 127-200)도 자주 사용할 만큼 서기 2세기 무렵이면 이미 그 존재라든가 실체가 분명하게 된다.
이 천황 혹은 천황대제는 북극성을 신격화한 것이다. 쉽게 말해 별자리로서의 북극성을 신으로 만든 결과물이 바로 천황대제라는 사실이다.
북극성은 하늘의 최중심이므로 당연히 그러한 위상에서 지상의 절대군주를 지칭하는 말로도 전용될 수 있다. 하지만 지상의 군주를 천상의 북극성에 빗대어 天皇이라 일컬은 경우는 중국사에서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런 가운데 그 가장 극명한 보기를 들어보면 이세민 아들인 당 고종이 바로 이 천황대제를 칭하였다.
그는 살아 생전에 이미 그 스스로를 천황대제라 일컬었다.
이와 거의 같은 시기 일본열도에서도 그 군주를 일컬어 천황이라 일컫기 시작한다.
신라?
웃기는 소리 하덜덜 마라. 신라 또한 그 군주를 천황에 빗대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다.
북극성이 내는 빛깔은 자주색으로 간주되었다. 실제 북극성 빛깔이 자주색인지 여부는 나 한테 따지지 마라. 동아시아에서는 북극성이 내는 빛이 자주색으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북극성을 둘러싼 하늘의 최중심 일정 구역을
紫宮
이라 했다.
아들집인 子宮과 혼동하지 마라. 자궁은 북극성의 신, 즉 천황대제가 주석하는 곳이므로 그런 위상에 빗대어 지상의 왕궁 또한
紫宮
이라 일컬었다.
그런 증거는 정현과 똑 같은 시대를 산 후한말 지식인 채옹이란 자가 쓴
독단(獨斷)이라는 책에 뚜렷이 전하고 있다.
그렇다면 신라의 군주가 천황이라는 증거는 어디에 있는가?
1. 삼국유사 박혁거서간 조에 일렀으되 혁거세는 백마가 천상에서 실어온
紫卵
즉, 자주색 알에서 태어났다고 되어 있거니와 왜 하필 자주색인가?
볼짝없이 혁거세가 지상으로 강림한 천황대제, 혹은 천황대제를 대신하여 지상을 다스리기 위한 군주라는 발상 아니고 무엇이랴?
2. 삼국사기 진흥왕본기에 일렀으되
진흥왕이 애초에는 월성 동북쪽에 新宮으로 세우려 했으나 그곳에서 황룡이 출현하므로 그 자리에다가 궁궐 대신 황룡사라는 사찰을 지었다고 했거니와,
이와 같은 사실을 삼국유사에서 전하면서 이르기를 진흥왕이 황룡사 자리에다가 세우고자 했던 것은 바로
紫宮
이라고 증언하고 있거니와,
이것이야말로 신라의 군주가 바로 천황대제라는 빼도박도 못할 증거 아니고 무엇이더냐?
3. 문무왕릉 비편이 있으니
이는 신라인들이 문무왕을 장자지내면서 그 공업을 새겨 세운 비이니, 온전한 모습은 간데없고 조각조각 남아있으니 거기에
天皇大帝
라는 말이 출현하거니와,
아, 그토록 잘난 우리의 역사학자라는 자들이 어찌 그리도 무식이 천치 같은 지
이를 일러 당 고종 황제를 가리킨다고 하고 있으니
아, 통탄할 지어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모르면 입이나 다물고 있을 일이지 저 천황대제가 고종황제라 한다.
저런 者들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맞서겠다고 하며
저런 者들이 일본의 역사왜곡에 맞서겠다고 설치고 있다.김태식(연합뉴스기자 블로그)
출처 : 전혀 다른 향가 및 만엽가
글쓴이 : 庭光散人글돋先生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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