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자에 얽힌 이야기.
우리는 일상생활을 통하여 '팔자가 좋다.' ' 팔자가 늘어졌다.' ' 팔자가 사납다.' ' 팔자가 드세다.' ' 팔자를 고치다.' 등 팔자타령을 많이 듣는다. 이 팔자라는 단어는 송나라의 점술가 송자평이 생년월일시지간지(生年月日時之干支) 여덟 글자를 팔자로 불렀다는 데서부터 비롯된 것이다. 인간의 운명 '팔자(八字)' 라는 단어는 알고보면 팔(八)이란 숫자를 좋아하는 중국인들의 의식 속에서 출발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중국에서는 아주 옛날부터 팔(八)을 의미있는 숫자로 여겨왔다. 여기에 대한 예는 부지기수이지만 그 중 특별한 내용만 뽑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중국에는 태고적 이야기를 전하는 신화가 있다. 이 신화에 의하면 하늘은 원래 여덟개의 기둥, 곧 팔주(八柱)로 받쳐져 있었다고 한다. 중국인들은 자연계의 현상도 팔수로 나타내고 있다. 그들은 1년을 8절(八節)로 구분한다. 팔절이란 입춘(立春). 춘분(春分). 입하(立夏). 하지(夏至). 입추(立秋). 추분(秋分). 입동(立冬). 동지(冬至)를 일컫는 말이다. 이 팔절(八節)을 세분하면 8의 3배수인 24절기로 나누어 진다. 그들은 방위도 팔방(八方)이라고 한다. 팔방(八方)이란 동. 서. 남. 북. 동북. 동남. 서북. 서남을 가리키는 말이다.
중국사람들은 인간의 운명도 팔괘(八卦)로 따져 팔자(八字)로 설명한다. 팔괘(八卦)는 중국 상고시대 복희씨가 지었다는 8개의 괘인데, 자연계 및 인간계의 모든 현상을 음양을 조작하여 건(乾). 태(兌). 이(離). 진(震). 손(巽). 감(坎). 간(艮). 곤(坤)의 여덟개의 상으로 나타낸 것이다. 중국사람들은 윤리도 여덟 가지로 나누어 팔덕(八德)이라고 말한다. 충(忠). 신(信). 효(孝). 제(悌). 예(禮). 의(義). 염(廉). 치(恥)가 바로 그것이다. 그들은 또 인간이 마땅히 지켜야할 계율(戒律)도 8가지로 구별하여 팔계(八戒)라고 하였다.
중국의 역사를 살펴 보면 정사(政事)에도 팔자가 많이 고려되었음을 알수 있다. 요(堯 )나라 때는 전국을 팔주(八州 )로 나누어 정사를 폈고, 주(周)나라 때에는 형벌도 팔형(八刑)으로 나누어 다스렸다. 고대 뿐만아니라 근대에 접어들어서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항일전쟁때 화북(華北)에서 활략한 중국 공산군을 팔로군(八路軍)이라고 불렀다. 지금은 중국 군대를 인민해방군이라고 부르지만 이는 팔로군(八路軍)을 후에 개칭하여 부르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주식으로 많이 먹는 곡식을 오곡(五穀)이라고 한다. 여기에 비하여 중국에서는 곡식도 팔곡(八穀)을 꼽고, 술도 팔대명주(八大名酒)를 꼽는다. 중국요리 가운데는 팔보채(八寶菜)라는 게 있다. 그것은 고기, 새우, 오징어 따위와 몇 가지 종류의 야채나 죽순을 기름을 넣고 볶은 요리이다. 꼭 여덟 가지 재료를 넣어 만든 요리가 아닌데도 팔보채라고 하는 것을 보면 그들이 [8]이라는 숫자를 얼마나 좋아하는 지 알 수 있다.
중국은 자연계나 인간세계 뿐만아니라 신선(神仙)의세계에도 팔수를 적용시켰다. 중국 신선도의 중심에는 한종리(漢鍾離). 장과로(張果老). 한상자(韓湘子). 이철괴(李鐵拐). 조국구(趙國舅). 여동빈(呂洞賓). 남채화(藍采和). 하선고(何仙姑) 등 여덟 명의 신선, 즉 팔선(八仙)이 등장한다,
21세기에 접어든 오늘날 중국인들의 모습은 어떨까? 지금도 그들의 [8]에 대한 애착은 가히 광적이라고 할 수 있다. 숫자 [8]의 중국어 발음이 ‘바’로서, ‘돈을 벌다’는 ‘파차이(發財/발재)’의 ‘파’와 비슷하다. 전통적으로 이재(理財)에 밝은 중국인들에게 있어 [8]은 부자가 되는 보증수표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례로 8자가 많이 들어간 전화번호나 자동차 번호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별도로 돈을 많이 내야한다. 끝자리가 8888로 끝나는 번호의 경우 번호료만 5000元(한화 약 650만원 정도)을 호가하는데도 없어서 못팔 지경이라고 한다.
여덟 팔(八)자의 아래로 퍼져 나간 형상이 운수가 새어나간다고 해석하는 문화권과, 운수가 갈수록 펴져나간다고 해석하는 문화권이 있어, 8에 대한 징크스가 엇갈리는데 중국의 한족(漢族)은 개운(開運)으로 보는 대표적인 8자 선호민족이다.
중국인은 숫자 징크스에 별나게 집착한다. 더욱이 8자가 넷이나 겹치는 해는 100년 만에 돌아오는 대길일이라 하여 상상을 초월하는 역사가 벌어진다, 지난 1988년 8월 8일에는 대만을 비롯하여 중국화교들이 많이 사는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는 이 날 결혼하면 수복다남을 보장받는다하여 열달 전에 이미 예식장 예약이 끝났이 났다. 게다가 그 날 8시 8분을 차지하기 위하여 수만불의 웃돈이 붙고, 이사나 개업일자도 이날을 택하느라 큰 물의를 빚었다고 한다.
그런 중국사람들이 지금 베이징 올림픽을 유치해 놓고 준비에 만전을 기하기 위하여 정렬을 다 쏟고 있는데 그 개최일시를 2008년 8월 8일 저녁 8시로 정했다고 한다. 과연 중국사람들 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중국과 같은 동양문화권 속에서 공존해온 우리나라도 은연중에 [8]을 의미있는 숫자로 받아들여왔음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나라에서는 전국을 팔도(八道)로 나뉘어 다스린바 있어 지금도 국민들의 뇌리 속에는 팔도강산(八道江山)이란 단어가 각인되어 있고, 각 지방의 아름다운 경치도 여덟 개씩을 골라 도처에 그 지방의 이름을 딴 팔경(八景)이 있다. 뿐만아니라 미인의 몸을 팔등신(八等身)이라고 하고, 여러면에 재주가 많은 사람을 팔방미인(八方美人)이라고 한다. 다방면에 걸쳐 일이 잘 풀려나가면 사통팔달(四通八達) 일이 잘 풀려 나간다고 말한다.
자정이 넘은 이시간에 아무런 실속도 없이 '팔자에 얽힌 이야기'를 정리하고 있는 것도 내가 타고난 팔자 소간일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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