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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태> '강릉단오제'-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_______! 2007. 2. 17. 21:39

<이규태> '강릉단오제'-세계무형문화유산 등재
2006/11/08 22:52
 
석굴암-종묘-팔만대장경판전-수원 화성-창덕궁에 이어 강릉 단오제가 유네스코 보존문화재 유산으로 등록되었다. 단오행사의 뿌리는 중국에 있다 해서 중국측에서 가로채려 들었으나 문화는 뿌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흘러흘러 그 지역의 여건과 더불어 곰삭아 독자적으로 창출되었을 때 가치를 이룬다는 문화이론의 승리이기도 하다. 육지로 연결된 세계대륙의 가장자리에 쌀자루처럼 매달려 있는 한반도는 온 세계의 잡동사니 문화들이 흘러흘러 그 자루 속에 들어가 푹 삭은 발효(醱酵) 문화지대인지라 앞으로 문화문제가 거론될 때마다 야기될 뿌리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점에도 뜻을 두고 싶다.

강릉에는 3대 성황신이 있는데 중국에 초치되어 진시황을 암살하려다 미수에 그친 강릉출신의 창해역사(滄海力士), 역시 강릉출신의 매월당 김시습(金時習) 그리고 대관령(大關嶺) 산신이다. 3신 중 으뜸신인 대관령 산신을 모시는 단오제는 4월 15일 대관령에 올라가 산신을 모셔내려 단오 이튿날 되보내드리기까지 20여 일간 벌어지는, 예로부터 관(官)주도의 굿판이다. 신맞이는 무당 수백명이 작대하여 앞서고 지름 한 자 남짓의 관솔 횃불을 든 수백 봉화군(烽火軍)이 뒤따르며 풍악에 맞추어 대관령을 향한다. 정상에 이르러 신내림굿을 베푸는데 별나게 떠는 나무 한 그루에 신을 옮겨 받들어 신대(神竿)로 삼는다. 신대를 받들고 내려오는 횃불 행렬 10리는 장관이며 영동사람들은 이 장관을 구경하는 것으로 단오제에 수렴돼 스무날을 산다. 시내로 들어온 신대는 시내에 모셔진 성황신들과 만남굿을 하고 열두 마당의 신굿을 베푸는 이 신바람에 휩싸여야 신의 혜택을 입고 불행에서 구제된다 하여 옛날에는 영동 수만 군중이 일손을 놓고 몰려들어 연일 벌어지는 신바람 춤판에 휩쓸려 들었다.


이 행사 도중에 강릉 객사 앞에서 그네뛰기대회와 씨름 대신 축국(蹴鞠) 겨루기가 있었다는 기록으로 미루어 강릉 연등제는 그 옛날부터 치러온 동제(洞祭)에 연등행사가 복합된 것이 아닌가 싶다. 강릉의 단오제뿐 아니라 보은의 대자재천왕제, 진해의 웅산신제, 삼척의 오금잠제, 군위의 삼장군당제 등등 지역색채가 진한 민속문화재들의 부활에 기운을 얻었으면 한다.


입력 : 2005.11.27 20:56 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