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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내가 가장 무서운 것? 호환이나 마마, 불법 비디오도 아닌 "증발"

_______! 2010. 5. 10. 20:14

 

저에게 만약 가장 공포를 느끼는 소재가 뭐냐고 묻는다면 전 증발이라고 답할겁니다. 살인이던 납치던 피해자의 신원이 파악되고 그 유해라도 발견되면 그나마 산 사람들은 자신의 삶을 이어갈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아무런 단서조차 없다면? 이건 그야말로 미치는 겁니다. 남아있는 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밖아도 이 정도는 아닐거란 상황으로 몰고 가는 거죠. “실종사건 길어지면 70~80% 이혼·자살로 가정 파탄”  이게 현실이죠. 자신의 가족이 실종됐는데 잘먹고 잘산다는 그게 더 이상한 겁니다. 그리고 이런 기사도 있습니다. 실종아동 급증…2006년부터 연간 1천건↑캐나다 같은 경우엔 실종자가 점차 줄고 있다는데 캐나다 보다 훨씬 좁은 한국에선 오히려 증가하는 추세....Orz 다행히 99%가 가정으로 돌아간다곤 하지만 나머지 1%는? 사실상 증발이라고 봐도 될겁니다. 남아있는 가족들은 필사적으로 찾으려 하겠지만, 단서를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TV에서나 볼수있는 감격적이며 막장인 상봉(?)은 사실상 거의 없다고 봐도 될겁니다. 그러고 보니 희대의 미스테리 사건인 개구리 소년들을 찾긴 찾았지요. 물론 유골뿐이었지만, 이 경우는 유족들에게 다행이라고 해야할지......범인을 잡을려는 노력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을지 궁금하네요?

 

 

 

 

화성연쇄살인사건과 더불어 최대의 미스테리 범죄

 

 

 

제가 이렇게 실종, 사실상 증발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저 역시 유년시절에 저런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땐 너무 어려서 무서운 것도 잘 몰랐지만 지금 생각하면 ㅎㄷㄷ하군요. 

 

 

 

예전 그러니까 초딩전 살던 동네엔 저랑 친하게 지내던 빡빡이라 불리던  형이 있었습니다.  그 형이랑 이곳저곳 참 잘 싸돌아 다녔는데 어느날 그 형이 저에겐 꽤 먼거리인 xx산에 가자고 그러더군요. (그 형은 초딩 3~4학년 정도) 저는 망설임없이 제의를 받아들였고 그 형이 직접만든(부모님이 맞벌이였음.) 호떡을 들고 유유히 산으로 향했습니다. 산 중턱까지 갔을려나 발 아래로 저 멀리 보이는 우리집도 구경하고 호떡도 먹고 그때까진 모든게 좋았죠. 그런데 갑자기 날이 어두워져 하산을 서둘렀는데....둘 다 어린지라 그만 길을 잃어 버렸고,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남의 집 옥상으로 올라가게 됐는데, 아마도 시야를 확보하기 위해 그러지 않았나 하는 추측만 듭니다.

 

 

 

 

 

몇차례 방송에도 나온 걸로 알지만...아직도 그녀는 실종중

 

 

 

 

그 담부터 제가 기억하는 건 빡빡이 형이 '찾으러 오겠다.'라는 말을 남긴채 절 큰 항아리에 넣고 뚜껑을 덮은 채 자기만 유유히 집으로 돌아갔다는 것!!! 그리고 한 서너시간뒤 한 아주머니의 얼굴 형체가 비스무리 보임과 동시에 귀청를 찢는 비명소리가 들렸다는 것. 제가 눈을 뜬 곳은 경찰서였고 아버지가 다급히 뛰어들어와 날 안아줬으며 경찰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연거푸 한 것. 이게 증발할뻔 했던 제가 기억하는 사건의 내용입니다.

 

 

 

그렇게 집으로 무사 귀환한 전 어머님에게 다시는 빡빡이 형이랑 어울리지 말라는 경고성 훈계를 귀에 못이 밖히게 듣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알고보니 빡빡이 형은 자기만 집으로 돌아온 후 입을 싹 닫았다고 하더군요. 주변의 목격자들 덕분에 결국 입을 열게 되었지만 그 땐 이미 제가 발견된 후....지금 생각해도 아찔하네요. 발견이 좀만 더 늦었다면(질식사?), 집이 철거예정이었다면 (건축물 쓰레기?), 아주머니가 나쁜 사람이었으면(구걸?) 등등 나쁘게 생각하면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들만.....ㅠㅠ 정말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아 지금 기억나는데 빡빡이 형은 지능지수가 좀 떨어졌던 걸로 기억납니다. 원래는 특수시설에 맞겨야 하건만 그 쪽도 집안 사정이 있는지라....

 

 

 

암튼 한번 이런 경험을 해서인지 혼자서는 잘 모르는 곳을 안가게 되더군요. 뭐 그 덕분에 길치가 되었지만....(동행에게 100%의존) 이런 절 지금도 어머닌 잘 믿지 못하십니다. 이젠 왠만한 길은 물어서라도 가고 항상 택시비 정도는 들고 다니는데도 불구하고요.Orz 하긴 종종 길 헷갈리는건 일상이니 말이죠.ㅋ 특히 군대갈때 걱정이 심하셨는데 다행히 포병이고 더구나 행정병이라 어느 정도 안심하셨더랬죠. 뭐 지금은 그런 걱정 전혀 안합니다. 저에겐 오팔이가 있고 오팔이엔 구글 맵이 있으니 말이죠. (빨리 오비맵 지원좀 되길!!!) 이렇게 쓰고보니 노키아 광고처럼 되버렸군요. (내일은 입급좀 될려나? ㅋㅋ) 암튼 실종이란 참 무서운 겁니다. 만약 저때 제가 실종되버렸다면 저희 가족들의 지금 모습은 없었을테니까요. 조그만 충고를 하자면 인사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세요. 인사 받는 사람 하나 하나가 여러분의 목격자가 될수도 있으니까요.

 

 

 

 

구글맵이 빨리 정식 지원을 해줘야 할텐데..(물론 오비맵이 급선무지만)

 

 

 

* 예전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김형욱의 증발 미스테리를 다뤘는데 거기서 나온 이야기중 하나가 익명의 제보자가 제보한 김형욱은 납치되어 파리 인근의 농장에서 닭사료 기계로 갈렸다! 였죠. 하지만 얼마 후 실제 그 농장의 주인장은 사람을 갈았다간 기계가 뼈를 못추린다고 말하더군요. 사람의 뼈를 갈정도 기계가 강한건 아니란 거였죠. 고로 김형욱이란 이는 현재도 증발상태. 죽임을 당해서 유해도 못찾게 되었다던지, 아님 외계인이 납치해 갔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죠.

 

 

 

 

그 어떤 기사나 추정도 사실로 확인된 봐 없는 김형욱의 증발. 과연 그에게 무슨일이....

 

 

 

** 또 한번 실종될뻔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땐 산으로 고기 궈 먹으러 갈때 저 혼자만 사람들에게 밀려 버스를 내리게 됐는데 버스는 탑승하기도 전 출발...Orz 그때 내가 본 부모님의 모습은 웃으며 손을 흔드는데....마치 안녕이란 소리처럼 느껴지더군요. 전 눈물 콧물 흘리며 버스를 쫗아갔는데 다행히 부리나케 달려오신 아버님과 회후하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들으니 손을 흔든게 아니라 거기 가만 있으란 제스춰였더군요.ㅠㅠ 역시 이럴땐 자리를 지키는게 일단 최우선.

 

 

 

*** 학교 다니던 시절, 후배 녀석이랑 밥먹고 동아리 가는데 잠시 딴 눈 판 사이 후배녀석이 어떤 이쁜 여자랑 이야기 하고 있음. 약간의 쓴웃음과 함께 그냥 눈치껏 먼저 동아리로 직행. 그런데 후배녀석은 무려 3시간 뒤에나 올라옴. 이유를 물어봤더니만 "형! 제 기가 아주 맑대요."...그지같은 시퀴. 욕 한바가지 해주고 절대 꼬임당하지 말란 충고를 해 줌. 깨우치는데 시간 좀 걸렸음. 이 후배 녀석뿐만 아니라 지방서 올라온 순진한 친구들이 좀 혹한 경우가 종종 있었던 걸로 기억. 그런 사람 쫗아가면 실종된다면 괴담도 돌던데 그건 대부분 구라. 단 돈이 필요함. 그것도 쇼부치면 적당한 가격에 해결되지만 절대 가지 않는게 진리임. 그러고 보니 내 친구 하나는 도인들이 적극적으로 기피하는 인물이었음. 그 녀석은 커피 한잔 가지고 하루종일 도인들하고 이야기 한 전력이 있슴. 흥미 있는건 아니고 심심해서 그랬다고.....

 

 

 

 

 

출처 : Cigarette & Alcohol (⑮ )
글쓴이 : 祈遇 기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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