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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정원, 선비가 거닐던 세계 - 다른세상

_______! 2008. 8. 2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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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요약

흔히 전통의 회화, 건축, 공예, 불교 미술 등 각 미술 분야의 유물·유적에서 한국인의 미의식과 생활철학을 찾곤 한다. 그러나 그런 조형예술 못지않게 정원에는 한국적 자연관과 생활철학이 담겨 있다. 우리의 전통정원은 당시 사람들에게 있어서 단순한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그들의 욕망과 정신세계를 상징적 수법으로 구현한 또 다른 성격의 생활공간이었다. 전통정원에는 삶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태도와 방식이 무한히 내재되어 있음을 이 책을 통해 깊이 느낄 수 있다. 또한 책의 말미에는 한국의 정원에 관심 있고, 보고자 하는 외국인들의 이해를 돕고자 영문으로 "The amazing beauty of Korean Garden"을 담았다.


한국의 정원에는 고유한 특징이 있다

중국 정원의 대부분은 석가산을 쌓고 태호석으로 바위 풍경을 조성하는 등 대규모의 인위적인 공간이 주경을 이루고 있는데, 태호석과 가산은 암산을 흉내낸 '인공적' 경관이라 할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정원이라 할 수 있는 소주의 졸정원, 성도의 두보초당을 살펴보면 대부분 분경식으로 꾸며져 있다. 중국 정원은 다양한 조원 수법에 의해 감상의 묘미를 극대화시키는데, 이처럼 따로 인공 경관을 조성하는 것은 자연 풍치가 빈약한 지역의 정원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라 할 수 있다.
한편, 일본의 경우를 보면 연못 속에 여러 개의 작은 섬을 배치하여 소나무를 심고 못가에 소금 굽는 연기를 솟아오르게 하여 안개를 대신하며, 자연석을 활용할 때도 화폭에 경물을 배치하듯 완벽한 구도를 추구한다. 나무를 심을 때도 아름다운 균형을 오랫동안 유지하기 위해 생장속도가 느린 상록활엽수를 많이 심었다. 따라서 일본의 정원에서는 각종 석물이나 연못, 다리 등 인공물은 물론 나무 등 자연물에도 인간의 체취가 강하게 배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원을 조성할 때에도 자연경관을 주로 삼고 인공 경관을 종從의 위치에 두었다. 이러한 정원 조성의 배경에는, 인간은 자연 위에 군림하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살아가는 존재라는 관념과, 지나친 기교와 인위를 싫어하는 한국인의 선천적 대의성이 함께 작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은 천혜의 자연 환경 속에서 자연의 리듬을 말없이 느끼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체득된 것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전통 정원에 담긴 배후사상을 찾아서

정원의 조성 동기나 경영 수법 그리고 그를 뒷받침하는 사상에 대하여 살펴보는 것은 우리나라 정원의 일반적 특징을 이해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우리나라의 정원 조성에 사상적 배후가 되는 것 중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유학사상과 성리학, 그리고 도가사상이고, 여기에 신선사상과 풍수사상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먼저 유학사상은 조선시대 선비들의 정치와 생활의 근본이념이었으며, 특히 출처지의出處之義는 선비된 사람이면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라고 굳게 믿었는데, 이는 향리의 별서정원에 고스란히 투영되었다. 성리학은 이理와 기氣의 개념을 구사하면서 우주의 생성과 구조, 인간 심성의 구조, 사회에서의 인간의 자세 등에 관하여 깊이 사색함으로써 형이상학적인 철학사상을 수립하였다. 성리학과 관련된 대표적 요소로 꼽을 수 있는 것은 방지원도형方池圓島形 연못인데, 우주의 생성과 구조의 원리, 즉 천원지방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욕심없이 고요한 상태로 무위자연을 노래하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삼았던 옛 선비들은, 시정市井보다 산림·전원·강호의 자연을 노래하는 것을 낙으로 여겼다. 영양 서석지 정원의 경우, 정원수의 90%를 낙엽활엽수로 심고, 자연스럽고 수수한 멋을 추구하였는데, 도가사상의 자연순응적인 가치관을 잘 드러내주는 부분이라 하겠다. 현실에서 영원히 살고자 하는 바램이 신앙의 근간인 도교사상 또한 한국 전통 정원에 잘 드러나 있다. 신선사상과 관련된 대표적인 경물은 삼신산 또는 삼신선도이다. 이는 정원의 일부분이나 연못 속에 세 개의 산, 혹은 세 개의 섬을 인공적으로 꾸며놓은 것을 말하는데 경주 안압지 정원이나 부여 궁남지 연못에 조성된 삼신산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풍수사상은 명당터를 점지함으로써 가문의 부귀와 자손의 번창을 추구하는 전통적 기복사상의 하나이다. 대표적인 예로 경복궁은 북악산에서 남류해 온 물길을 서쪽 영추문에서 동쪽으로 꺾여 흐르게 했는데, 이것은 서류동입하는 물길이 수윤의 성덕을 가져다준다는 명당수의 개념을 인위적으로 궁원에 적용한 예이다.
이처럼 한국의 정원 조성에 바탕이 되는 사상들은 궁원이나 향원 도처에서 직접·간접적인 방법으로 드러나 있다. 그러나 한국 전통 정원 전체를 지배하는 일관된 흐름은 자연에 순응하며 자연과 조화를 이루려는 자연주의 사상이라 할 것이다.


산수정원, 자연과 합일하려는 한국인의 마음

우리나라 정원의 가장 큰 특징은 산수정원이라 할 수 있는데, 산수정원은 말 그대로 산수간에 위치한 정원이다. 정자는 울타리 안에 있는 경우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산수간에 위치하고 있다. 정자는 정亭이라는 글자가 말해주듯이 잠시 머무는 장소인데, 산수간에 머문다는 의미에 더 큰 무게가 실려 있다. 정자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하면 뭐라 해도 사방이 활연히 트여 있어 주변의 자연 경관을 막힘 없이 감상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정자의 구조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한다. 창덕궁 옥류천 구역의 청의정을 보면, 이 정자는 기본 구조가 사방이 각각 여섯 자 정도이고 기둥이 넷이다. 여느 정자와 다른 점은 8각 천장에 둥근 지붕을 갖추고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 이 정자는 4, 8이라는 수와 원圓이 조합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4는 지地의 상수이고, 원은 하늘을 의미하고, 8은 하늘과 땅의 가운데이니 곧 사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정자 안에는 천·지·인 삼재, 즉 우주 존재의 원리가 적용되어 있는 건물이라 할 수 있다.
인위적인 요소를 많이 갖춘 중국이나 일본의 정원과 달리 우리나라의 산수정원은 먼거리에 있거나 가까이에 있는 자연을 그대로 정원으로 받아들여 꾸미지 않고 감상하였다. 또한 물이 흐르면 그 흐르는 길을 열어줄 뿐 그를 거스르려 하지 않았다. 예로 분수를 들 수 있는데, 우리나라의 옛 정원에서는 분수를 볼 수 없다. 그 이유는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 즉, 아래서 위로 솟아오르게 하는 것은 자연의 흐름을 역류하는 것이라 보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간과 자연이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합일체라고 여긴 우리나라 사람의 가치관이 투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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