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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강국의 저력 세계 곳곳에

_______! 2008. 12. 20. 21:14
조선일보

IT 강국의 저력 세계 곳곳에

기사입력 2008-12-19 04:32 |최종수정2008-12-19 04:34 기사원문보기

①KT 자회사 NTC 이동전화를 이용하는블라디보스토크 시민. ②KT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용 중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시민들.

아프리카에 광케이블 연결·19개국에 와이브로 장비 수출

통신업계의 세계 진출


#1 지난 10월 KT는 아프리카 르완다 수도키갈리에서 4100만 달러짜리 국가 백본망(기간 통신망) 구축 공급계약을 체결,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아프리카의 소국 르완다와는 작년 기준으로 수출입 합계가 15억 달러에 불과했을 정도로 교류가 없었는데, 꽤 큰 계약이 터진 것이다. 중앙정부 기관, 지방 30개 주요지역과 외곽 국경까지 약 2200㎞의 광케이블 네트워크를 연결한다는 내용이었다.

#2 그달 삼성전자는 미국 볼티모어에서 통신사업자 스프린트넥스텔과 모바일 와이맥스(한국명 와이브로·휴대인터넷) 개통식을 가졌다. 볼티모어는 삼성전자가 모바일 와이맥스 네트워크 구축을 담당한 지역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미국 수도 워싱턴 DC를 비롯, 뉴욕·보스턴·필라델피아 등 동부지역 상용 네트워크 구축을 할당받았다. 최근엔 장비 기술력을 인정받아 서부 텍사스 댈러스 지역을 추가로 수주했다.

KT·삼성전자·포스데이타와 같은 통신서비스·장비업체들이 글로벌 진출을 차곡차곡 진행하고 있다. 통신서비스나 통신 장비 분야에서 세계 진출은 힘들다는 선입관을 깨는 새로운 변화다. 한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자랑하는 초고속인터넷과 와이브로를 통해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KT는 러시아·우즈베키스탄에서 통신서비스 진출

우즈베키스탄 주라벡이란 제약회사의 경우 수도 타슈켄트 외곽지역에 위치한 지사와 자료를 주고받을 때면 차로 3시간을 달려가서 USB메모리를 주고 받았다. 올 10월부터는 사정이 달라졌다. KT가 이곳에서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한 후다. 전국적인 초고속인터넷망이 깔려 있지 않은 이곳에서 와이브로 전국 서비스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KT는 우즈베키스탄 내 수퍼아이맥스란 와이브로 회사 지분 60%와 제2유선사업자인 이스트 텔레콤의 지분 51%를 각각 인수, 유무선 초고속인터넷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에보(EVO)'란 와이브로 서비스를 시작한 수퍼아이맥스의 경우 2000여 가입자를 확보했다. 월평균 가입자당 매출액은 800달러로 매우 높다.

분당 본사에서 만난 KT 김한석 글로벌 사업본부장은 "우리의 투자방식은 일명 '타임머신 투자'라고 했다. 단시일 내에 전화선, 초고속인터넷, 이동통신망을 촘촘히 깔았던 경험을 개발도상국에서 다시 한 번 적용시키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아프리카·중앙아시아·동남아시아·남미 등이 특히 밝다. 경제발전에 비해 인터넷 보급률이 10% 정도로 미약하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지역의 통신회사 NTC(New Technology Company)는 개발도상국 진출 사례 중 대표적 성공작이다. KT의 러시아 자회사 NTC는 올해 러시아 경제부와 상공회의소가 후원한 '2008년 올해의 기업상 시상식'에서 극동러시아 부문 올해의 기업으로 선정됐다. 비즈니스모델은 이동통신과 와이브로 서비스다. 이동통신 가입자만 124만 명의 규모로, 이 지역 최대 통신사로 떠올랐다. 지난해 기준으로 영업이익률은 35%. KT가 NTC를 인수한 시점은 1997년 12월이었다. 한국은 IMF 구제금융체제하였고, 러시아는 국가지불유예(모라토리움)란 진퇴양난의 상황 속에서 거둔 수확이었다. 글로벌 사업본부 유충렬 부장은 "개발도상국 시장진출과정에선 선점(先占)이 가장 중요하다"며 "IT강국이 된 한국에서 통신사업 경험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포스데이타 등 와이브로 장비 수출도 호조

와이브로 장비는 선진국에도 통할 수 있는 분야다. 삼성전자의 와이브로가 상용 혹은 시범 사업을 추진하는 곳은 미국을 포함해 19개 국가 23개 사업자에 이른다. 업계 추산으로 올해 수출액수는 3억 달러에 이르고 내년엔 5억 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삼성전자 정보통신총괄 무선사업부 김환 상무는 "과거 CDMA 통신기기를 수출한 적이 있지만 규모도 작았고,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퀄컴에 로열티를 줘야 했다"며 "한국업체가 주도권을 쥐고 통신장비를 수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실제삼성전자는 미국뿐 아니라 베네수엘라·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에도 와이브로 서비스망을 깔았다. 일본에서는 내년 상용화를 앞두고 일본 UQ 커뮤니케이션에 장비를 공급했다. 내년 여름부터 도쿄, 오사카, 나고야 각 지역에서 상용화를 시작하고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러시아 스카텔이란 통신회사는 삼성전자 장비로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2곳에 와이브로 상용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다른 장비업체 포스데이타는 동남아시아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싱가포르에 와이브로 장비를 공급했다. KT의 우즈베키스탄 와이브로 서비스에도 포스데이타 시스템 장비가 들어갔다. 포스데이타가 주목하는 지역은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지역이다.

[호경업 기자 ho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