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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最古 ‘부엽공법’ 2000년전 한반도서 썼다

_______! 2009. 11. 10. 20:19

동아시아 最古 ‘부엽공법’ 2000년전 한반도서 썼다

 

 

전남 보성군 조성면 조성리 저습지에 부엽공법으로 축조된 보시설. 대한문화유산연구센터 제공

지난 8월 전남 보성군 조성면 조성리 저습지 유적에서 확인됐던 기원 전후 만들어진 2000년 전 보(洑)가 동아시아 고대 연약지반 보강공법인 부엽공법(敷葉工法)으로 축조된 사실이 밝혀졌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부엽공법이 사용된 가장 이른 시기의 유적인 서울 풍납토성(3~4세기 조성)보다 최소 200년 이상 앞설뿐만 아니라 이 공법이 활용된 동아시아 치수(治水)관련 유적 중 가장 오래된 사례다.

매장문화재 전문조사기관인 대한문화유산연구센터의 이영철 원장은 10일 “기원전 1세기~기원후 1세기 농경을 위해 옛 물길(하도·河道)에 조성한 보 시설에 대한 발굴을 완료한 뒤 유구(遺構·옛 건축물의 흔적)의 보존처리를 위해 이전하는 과정에서 점토와 나뭇잎·풀 등 초본(草本)류 또는 말목 등 나무를 번갈아 최소 5개층 이상 쌓은 부엽층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조현종 국립광주박물관장은 “기원 1세기 전후한 유적으로 동아시아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부엽공법을 사용한 치수관련 유적 중 가장 오래된 사례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폭 300~900㎝, 깊이 30~84㎝ 정도인 소규모 하천은 크게 3부분에서 곡류하는데 수중보는 바로 물길이 곡류하기 직전 좁아지는 두 곳(1, 2지점)에 물의 흐름과 직교해 설치됐다. 처음에는 쓰러져 있는 말목열을 단순한 수중보 시설로 생각했으나 1지점 유구의 이전 과정에서 ‘흑색점토층(6㎝ 내외·밑바닥에서부터)→부엽포함층(1~2㎝)→흑색점토층(10㎝ 내외)→부엽+목조결구층(2~5㎝)→흑색점토층(10㎝ 이상)’ 등으로 퇴적된 최소 5개층 이상의 단면이 확인됐다. 부엽층의 전체길이는 210㎝.

조 관장은 “부엽공법은 중국에서 시작돼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왔으나 이번 유적을 보면 우리나라 자체의 토착적인 하천치수 및 관개기술의 출현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부엽공법 = 제방이나 도로, 성(城) 등을 쌓기 위해 나뭇잎과 나뭇가지를 깔아서 기초를 만드는 고대의 토목공법. 중국에서는 싼차오(散草)법으로 불리며 수리시설과 관련, 후한시대(1세기 후반 이후) 안후이(安徽)성 서우(壽)현 안펑탕(安豊塘) 유적에서 활용된 게 가장 이르다.

최영창기자 yc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