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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선야승 괴물열전 (46~70)

_______! 2010. 7. 23. 14:21

(이 글은 이 블로그의 "별개시리즈" 카테고리에 올라온 "문선야승 괴물열전 (17~45)"에 뒤이어지는 글입니다.)

여섯째. 벌, 거미, 지렁이 따위와 닮은 무리들:

(대한민국 보물 1026호, 고려 청자 향로)


46. 향랑

머리 부분은 인간의 머리인 꽤 큰 지네나 노래기류의 벌레이다. 혹은 인간으로 변한다거나 인간의 말을 알아 듣는 것을 일컫기도 한다. 입에 독침이 있고, 그 독을 연기처럼 내뿜을 수도 있다. 크기에는 보통의 지네 크기 벌레 부터, 수십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것까지 상황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사는 장소는 외딴 동굴에서부터, 민가의 지붕 속, 구들장 아래 등등 다양한데, 사람 사는 건물속에서 사는 것은 흔히 "향랑각시" 라는 이름으로 여성을 지칭해 부른다. 뚜렷한 천적이 없는 동물이라서 가축이나 사람을 죽이기도 할 정도이지만, 뱀, 지네, 독개구리 따위와 그 독성을 겨루다가 죽는 수가 많다. 상황이 위험하면,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지 않은 이상, 잽싸게 몸을 숨기고 멀리멀리 도망간다. 서울에서 음력 2월 1일이 되면, 대청소를 마친뒤에, 사람들이 목조 건물에 사는 노래기 벌레를 쫓기 위해, "향랑각시야 천리밖으로 어서 도망가거라" 라고 글을 써서 건물에 붙여 놓았다고 한다. 이러한 믿음에 관한 이야기가 1749년생인 유득공이 쓴 "경도잡지"에 기록되어 있따.


47. 잠왕

커다란 누에 모양의 꿈틀거리는 벌레이다. 크기는 소나 말 정도의 크기이다. 크기만큼 엄청나게 많은 뽕잎을 먹는다. 죽일 경우에 세상 각지의 누에들이 이 누에를 추도하고 그 후예를 잇기 위해 이 누에가 죽은 장소로 몰려든다. 따라서, 만약 이것을 발견하게 되면, 자기가 관리하는 뽕나무 밭으로 끌어들인뒤에 잡아 죽이면, 수많은 누에가 모이게 되어 매우 많은 누에 고치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신라 때에 흔히 "방이"라고 번역하는 "방타 旁㐌"라는 사람이 발견한 일이, 1712년생 안정복이 쓴 "동사강목"에 인용되어 있다.


48. 해의

바다 건너, 혹은 물속에서 사는 개미인데, 개미이면서도 헤엄을 칠 수 있고, 날 수 있는 종류도 있다. 가끔 어마어마한 숫자가 바다를 까맣게 덮을 만큼 많이 몰려온다. 이것이 해안가를 습격해서 마치 전쟁을 하는 것처럼 조직적으로 공격하여 피해를 입힌다. 날아다니는 종류가 몇 안되는데, 이런 것들이 오래버티면서 장군노릇을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1591년에 양양, 삼척에서 발견된 일이 1736년생인 이긍익이 쓴 "연려실기술"에 기록되어 있다.


49. 주견사

뱀을 잡아 먹는 거대한 거미이다. 거미 자체는 그렇게 큰 편은 아닌데, 거미줄을 매우 크게 치고, 거미줄의 질긴 정도가 매우 강하다. 거미줄을 친 뒤에 거미가 걸리는 것을 기다릴 뿐만 아니라, 지나가는 뱀에게 갑자기 거미줄을 입으로 토해내어 공격할 수도 있다. 한번 뱀이 끈끈한 거미줄 때문에 귀찮아 한다 싶으면, 집요하게 계속 거미줄을 뿌려서 결국 뱀을 단단하게 얽혀지도록 꼼짝못하게 거미줄로 뒤덮어 버린다. 그런 뒤에는 이빨을 뱀의 몸에 박아넣은 뒤, 그 온몸의 액체 성분을 쪽쪽 빨아먹는다.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고 잘 먹는 부분은 다름아닌 뱀의 독이다. 그래서, 사람이 맹독을 가진 뱀에게 물렸을 때, 재빨리 이것을 구해서 그 자리에 갖다 놓으면, 뱀의 독을 다 빨아먹어버리기 때문에 사람은 치료가 된다고 한다. 운산, 안산에서 오래 산 1681년생 이익 이 쓴 "성호사설"에 한 시골 사람에게 직접 들은 이야기로 기록되어 있다.


50. 우충

작은 벌레로 고운 망사 모양의 껍질에 쌓여 있다. 잡아서 껍질을 쪼깨고 보면, 매우 가늘고 길다랗고 흰 색의 실같은 중심부가 있다. 이 부분은 꼭 말의 갈기털 같이 생겼다.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 비처럼 수없이 많은 숫자가 떨어진다. 그런데, 이 벌레는 묘한 기생충이면서 세균 덩어리여서, 이 벌레가 닿은 음식이나 물을 먹게 되면, 지독한 병에 걸려서 죽게 된다. 동물의 몸 속에서도 잘 살아남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접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이 벌레가 있는지 없는지 잘 살펴보고 조심한다면 직접 이 벌레를 먹는 일은 피할 수 있겠지만, 물에 떨어진 이 벌레를 우연히 삼킨 생선을 사람이 먹어도 문제가 된다. 즉 이 벌레는 죽은 물고기 속에서 버티다가 사람을 공격하기에 이르는 것이다. 또 이 벌레는 그 흰색 중심부를 사람의 피부 속에 꽂은 뒤에 사람의 살을 조금씩 녹여서 직접 빨아 먹기도 한다. 그런식으로 해서 나중에는 몸속으로 깊숙히 파고들어가서 창자나 간을 빨아 먹을 때도 있는데, 이렇게 되면 매우 치명적이다. 이런식으로 해서 사람을 무수히 괴롭히고 죽게 만들며 퍼져나가므로, "식인충"이라는 별명이 있다. 파즙을 뿌리면 죽는다는 약점이 있다. 1246년 개성 일원에서 발견된 일이 "고려사"에 기록되어 있다.


51. 군인비의

하늘 위를 날아다니는 병사나 장군, 혹은 군인의 형상이다. 그런데, 이것은 사람 같이 생긴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날아다니는 벌레가 수없이 많이 모인 것이다. 매우 많은 숫자의 벌레들이 뭉쳐서 일제히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그 덩어리가 마치 무예를 익혀서 싸우고 창칼을 휘두르며 활을 쏘는 사람처럼 움직이는 효과를 주는 것이다. 1628년에 홍성 땅에서 발견된 일이, 1770년에 편찬된 "동국문헌비고"에 기록되어 있다.


52. 청색구인

발이 없는 길다란 지렁 같은 벌레로 색깔은 파랑색이다. 왠일인지 모르지만, 안개나 바람을 묘하게 타고 올라가 비에 섞여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일도 많다. 또 비가 올때 활발히 활동한다. 사람들에게 특별히 직접적인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숫자가 많고 모양이 징그러우며, 독성이나, 공격에 위험한 면이 있어서 사람들은 피해 다닌다. 어느 정도 숫자가 모이면 서로서로 얽히고 섥혀서 실타래나 천과 같이 기묘한 묘양을 이루며 뭉치고 엉켜 버리는 습성이 있다. 1221년, 1227년 등 여러차례 개성 땅에서 목격된 일이, 1770년에 편찬된 "동국문헌비고"에 기록되어 있다.


53. 마소문모

작은 벌과 같은 벌레인데, 말이나 소의 위장속에 기생한다. 단지 말이나 소 속에서 사는 것 뿐만 아니라, 입을 통해 안팍으로 출입하면서 사는데, 둥지를 말이나 소의 위장에 짓는 것이다. 애벌레 상태일 때는 위장 밖으로 나오는 일은 없는데, 벌 모양이 되면 수시로 출입하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자라서 기생 없이 살 수 있게 되면, 다른 말이나 소에게 알을 낳으려고 간다고 짐작되는데, 이 때에는, 위장 속에서 입으로 뜯어 물어 구멍을 판 뒤에 살을 뚫고 가죽에 구멍을 만들며 튀어 나온다. 이때 소나 말은 매우 고통스러워 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나온뒤에, 다른 말이나 소의 입속으로 들어가 위장에 알을 슬고 죽거나 다시 나오는 듯 하다. 운산, 안산에서 오래 산 1681년생 이익 이 쓴 "성호사설"에 당시에 유행해서 사람들 사이에 당연시 된 일로 기록되어 있다.




일곱째. 빛, 불, 별 따위와 닮은 무리들:

(대한민국 보물 1025호, 고려 청자 연적)


54. 동백서적

하늘을 날아다니는 높이 10미터 정도의 기묘한 물체로, 호리병 모양으로 위가 뾰족하고 아래가 커다랗고, 색깔은 붉은 색이다. 그 붉은 빛의 잔상을 붉은 색 천처럼 길게 남긴다. 불타는 듯한 빛을 내며 움직일 때 대포 소리처럼 커다란 소리를 낸다. 이 소리가 매우 커서 땅을 뒤흔드는데, 연속적으로 소리가 울려서 북치는듯 요란하게 울릴 때도 있다. 흰 구름과 같은 흔적만 남기고 사라질 수도 있고 두 조각으로 나뉘어 질 수도 있다. 하늘에서 움직이는 속도도 매우 빠르다.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세수대야처럼 생긴 빛나는 물체를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이 세수대야 모양의 크기는 사람정도 이고, 중앙이 파란색으로 빛을 내뿜고 좌우는 빨강색과 흰색이다. 강원도 땅 일대에서 1609년에 목격된 일이, 실록의 "광해군일기"에 기록되어 있으며, 비슷한 사건이 몇 건 더 보인다.

- 로켓이나 미사일, 제트전투기에 대한 목격담과 비슷하며, 현대의 UFO 목격담과도 비슷하여, 대표적인 "조선시대 UFO"로 불리우는 이야기 입니다. 그 형태가 호리병 형태이며, 움직일 때 폭음이 났다는 사실이 묘사되어 있는 것이 주목할만합니다.


55. 여주이천화

멀리서 보면, 땅을 굴러다니는 지름 1미터 정도의 둥근 불덩어리처럼 보인다. 그런데 가까이서 보면, 불덩어리 속에 조그마한 사람 같은 것이 있다. 이것은 금발에 푸른눈을 하고 있으며, 손에 낫같이 구부러진 칼을 들고 무장하고 있다. 불로 된 공이 굴러다니는 듯한 모습으로 이동하며, 움직일 때는 커다란 굉음이 들린다. 필요에 따라 순간적으로 매우 빠른속도로 움직일 수있다. 눈빛이 초롱초롱 빛나고, 눈동자를 굴리며 사방을 노려보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한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사람을 공격하거나 하지는 않고, 소나기나 폭풍우 때문에 낮인데도 갑자기 어두워졌을 때 주로 사람의 눈에 뜨인다고 한다. 여주, 이천 근처에서 농사 짓고 있던 이순몽이 목격한 일이, 1569년생인 박동량이 쓴 "기재잡기"에 기록되어 있다.


56. 온성궁화

하늘에 나타나 날아다니는 것으로 활과 화살로 무장한 사람의 모습이다. 온몸은 불덩어리처럼 밝은 빛을 낸다. 날아다니며 움직일 수 있는데, 속도를 낼 때에는 파도치는 소리나 물살을 가르는 듯한 묘한 소리가 난다. 이것이 들고 있는 화살을 쏘거나 하면, 천둥 번개가 쏟아지는 듯 하다. 전쟁을 관장하거나, 전쟁을 상징하는 어떤 신령스러운 존재로 볼 수도 있다. 온성 땅에서 1588년에 발견된 일이, 1736년생 이긍익이 쓴 "연려실기술"에 기록되어 있다. 사람들이 이것을 임진왜란의 전쟁을 나타내는 주술적인 사연으로 생각했다는 이야기도 함께 실려 있다.


57. 부유광

달걀 크기의 구슬 만한 것으로 매우 밝은 빛을 낸다. 어디에 두더라도 주변을 대낮처럼 환하게 해 준다. 천둥 번개와 함께 하늘에서 떨어진다. 사람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는데, 이익이나 장사에 대한 행운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건강이나 성격을 바꾸는 힘을 내뿜는 것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하지만, 이것을 곁에 두고 있으면, 정확한 영문은 알 수 없지만, 그 사람은 점차 돈을 많이 벌고 부자가 된다고 한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여 부자가 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아마도 알리면 안된다는 규칙이 있거나, 알리기 곤란한 방식으로 활용하는 것이라고 짐작된다. 경주 땅에서 발견된 일이, 1420년생인 서거정이 쓴 "필원잡기"에 기록되어 있다.




여덟째. 무리를 짓기 어려운 것들:

(대한민국 국보 95호, 고려 청자 향로)


58. 가면역

수많은 괴물 중에서도 가히 가장 이상하다고 할만한 종류의 괴물이다. 기본적으로 이것은 버섯이다. 그런데, 사람의 피부, 특히 얼굴피부에서 양분을 섭취한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의 피부를 특별히 상하게 하지는 않고, 사람의 얼굴에 뿌리를 내리거나 하는 종류는 아니지만, 사람의 살갖에 닿아야 살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그 모양이 얼굴에 쓰는 가면의 모양을 하고 있다. 그 모습이 아름답고도 기묘해서 이상하게 끌리는 구석이 있다. 때문에, 사람은 이것을 잘만든 가면이라고 생각하고 얼굴에 써보면서 놀게 된다. 그렇게 해서 이것은 살 수 있고, 특히 가면을 좋아하는 가면 수집가에게 집어 가기를 바란다. 재질은 꼭 나무와 같다. 그런데, 이것과 많이 접촉하면, 아마도 포자 때문에, 병에 걸리고 고통받게 된다. 일단 가면을 자주 쓰는 사람에게 전염되게 되면, 기세가 등등해져서 그 주변사람도 병에 걸린다.

사람이 눈치를 채고 이것을 버린다거나, 사람에게 집혀 가지 않고 오랜시간 방치되면, 그때는 보통 버섯으로 살기 위해, 땅에 뿌리를 내리고 보통 버섯처럼 기둥과 삿갓을 틔우게 된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모습이 평범한 먹는 버섯과 똑같다. 그러나 만약 이 버섯을 먹게 되면,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고, 행복해지며 웃음이 나오는 등 마약과 비슷한 효과를 갖고 있다. 그래서 깔깔거리며 웃고 즐거워 하게 된다. 중독성이 있어서 하나 둘 계속 먹게 되는데, 어느 순간 갑자기 너무나 노래하고 춤을 추고 싶어져서 견딜 수 없게 된다. 그래서 버섯을 먹은 사람들이 다같이 춤을 추게 되고, 탈춤을 추고 싶어서 결국 가면을 쓰게 만든다. 이렇게 추는 춤은 매우 격렬하여 마치 미치광이 같아 보인다고 한다. 경기도 광주 땅에서 발견된 일이 1438년생인 이륙이 쓴 "청파극담"에 기록되어 있다.


59. 동래적색괴

하늘을 날아다니는 밥그릇 모양의 거대한 해파리 같은 것인데 크기는 15에서 20미터 정도이다. 색은 붉은 색과 흰색으로 왔다갔다하며 변하는데 비단처럼 윤택이 나고, 너울너울 천처럼 펼쳐질 수 있다. 너울너울 움직일 때는 몸이 자유롭게 구부러져서 온몸이 몇번씩 굴곡을 이루게 된다. 머리와 발을 숨기고 있는데, 머리를 내밀면 그 모습은 용 같은 무서운 모습이라고 한다. 주로 서쪽에서 동쪽으로 날아가는 일이 목격된다. 1701년에 부산의 동래 땅에서 목격된 일이 "숙종실록"에 기록되어 있다.


60.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원문의 제목은 "귀봉변괴 鬼棒變怪"로 되어 있다. 형상은 끝이 뭉툭한 나무 몽둥이 같은 것이고 길이는 20센티미터를 좀 넘는 정도이다. 흡사 도깨비 방망이를 연상시키는데가 있으나, 재질은 결코 나무나 철이 아니며, 뭘로 될 수 있는지 알 수 없다. 평소 때에는 어떠한 움직임도 없이 그냥 방망이 처럼 가만히 있다. 그런데, 이것을 보고 사람이 "이것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라고 궁금해하는 혼잣말을 하면, 순간 갑자기 날듯이 움직이면서 달려들어, 엄청나게 맹렬한 기세로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말한 사람을 성적으로 희롱한다. 매우 힘이 강하여 결코 저항하기는 어렵다고 한다. 이때, 마치 건장한 더벅머리 청년이 설치는 것과 같은 환영을 보게 되고, 그 후에는 다시 아무런 움직임도, 환영도 없는 그저 방망이 같은 모양으로 돌아간다. 망치로 내리치고, 불로 태우거나 뜨거운 물로 삶으려 해도 어떠한 손상도 입지 않는다. 조선 어느 시골의 이야기로 1424년생인 강의맹이 쓴 "촌담해이"에 기록되어 있다.


61. 악취무기

매우 고약한 비릿한 썩는 냄새를 풍기는 안개와 같은 것이다. 안개가 서서히 뭉쳐서 덩어리가 되면 키가 5미터 정도가 되는 커다란 형체가 일정치 않은 괴물이 된다. 다만 안광을 내뿜는 번쩍이는 두 눈만은 사람의 눈이 달려 있음직한 위치에 달려 있다. 사람을 공격해서 자주 죽이곤 한다. 안개 형상의 괴물이지만, 칼로 공격하면 효과가 있고, 죽을 때에는 벼락과 같은 커다란 소리를 낸다. 죽고나면, 안개가 흩어지고 냄새도 순식간에 사라지면서 아무 흔적이 남지 않는다. 함경북도 일원에서 목격된 일이 1640년생인 임방 이 쓴 "천예록"에 기록되어 있다.


62. 별해귀매

나무 뭉치 처럼 생긴 것인데, 검정색 보자기 같은 것을 옷이나 모자라도 되는냥 덮고 있는 알 수 없는 모양이다. 보통 세 마리가 한 조가 되어 움직이고, 날쌔게 움직인다. 사람의 말을 할 수 있다. 항상 배고파 하며, 필요한 경우에 사람을 죽이는데 아무런 꺼리낌이 없지만, 굳이 흉폭하게 날뛰며 사람을 죽이려 들지는 않는다. 서서히 사람에게 다가온 뒤에 세 마리가 동시에 사람을 밀어 붙여 압사시키는 방법으로 공격하는 것으로 짐작된다. 의외로 겁이 많아서 소리치며 무섭게 대하면 두려워하고 함부로 공격하지 않는다. 별해 땅에서 이만기가 목격한 일이 1640년생인 임방 이 쓴 "천예록"에 기록되어 있다


63. 착착귀

바람의 형태인 괴물이다. "샤아아아-악" 혹은 "차아아-악" 하는 기묘한 바람 소리로만 존재를 알 수 있으며, 무엇인가 모양이 있다는 것은 확실한데, 어두운 밤에 바람처럼 나타나 갑자기 덥치고 사라지므로 결코 정확한 정체를 목격한 사람이 없다. 급격히 움직이면서 사람을 덥치면 사람들에게 굉장한 공포심을 줘서 비명을 지르게 하고, 사람을 울게 하기도 한다. 비가 올 때 주로 나타난다고 하며, 전쟁, 학살이나 잔혹한 사건의 현장과 어떤 관계가 있다는 믿음도 퍼졌다고 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급격하게 소문으로 퍼졌으며, 1637년에 충청, 경상, 전라 일원에도 널리 이야기 되면서 한동안 세상에 이야기거리가 되었던 것으로, 1736년생인 이긍익이 쓴 "연려실기술"에 기록되어 있다.


64. 인면박

사람의 머리와 똑같이 생긴 우박이다. 눈, 코, 입 등도 선명하고 정확하게 모양이 나타나 있다고 한다. 이것이 땅에 떨어진 그 자리에서는 얼마지나지 않아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고 한다. 따라서 이 우박이 우수수 쏟아지면, 그 지역에서 대학살이나, 참혹한 전투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1625년, 창성 땅에서 발견된 것이 1736년생인 이긍익이 쓴 "연려실기술"에 기록되어 있다.


65. 숙청주효

구멍이 하나 뚤린 바위의 모양이다. 가끔 그 구멍에서는 이상한 액체와 건더기가 쏟아져 나온다. 일종의 분비물 같은 것인데, 액체는 술과 비슷하고, 건더기는 떡과 비슷하여 상당히 맛이 있다. 그런데, 이것을 먹으면 온갖 기괴한 돌연변이와 괴현상을 일으키는 성질이 있다. 근처에 이상한 현상을 일으켜서 별별 난장판이 벌어지게 된다. 예를 들면, 돼지가 사람처럼 생긴 돼지를 낳게 되고, 석상이 스스로 움직이다가 갑자기 춤을 추는가 하면, 동물들도 기형을 낳게 된다고 한다. 서울의 경복궁 북쪽 땅에서 발견된 일이 1736년생인 이긍익이 쓴 "연려실기술"에 기록되어 있다.


66. 대면두

높이나 너비가 5에서 6미터를 넘어가는 매우 거대한 인간의 머리통이다. 머리만 있을 뿐, 몸의 다른 부분은 없이 그냥 꾸물꾸물 거리며 움직인다. 보통 늙은 할머니의 모습이다. 사람의 말을 할 줄 알고, 장난을 치거나 농담을 잘하는 분위기이다. 손이나 다리도 없으면서 그 커다란 나무나 울타리 위로 기어 올라가는 일도 잘한다. 아마 달팽이나 지네 따위처럼 빨판있거나 다리 구실을 하는 작은 다리가 숨겨져 있을 것으로 짐작 된다. 특별히 잔인하거나 악독하지는 않아서, 사람이 싫어하고 내쫓으려 하면 별 불만없이 물러간다. 주로 서울에서 살았던 송희규가 목격한 일이, 1589년생인 권별 이 쓴 "해동잡록"에 기록되어 있다.


67. 내산

걸어다니는 산이다. 주로 밤을 이용해서 걸어다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몰래 걸어다니는 습성이기 때문에, 사람이 산이 걸어다니는 것임을 알아보고 쳐다보면, 그대로 주저 앉아 굳어서 보통 산이 된다는 말도 있다. 대체로 선하고 순박한 성격이다. 전국 각지에 비슷한 이야기가 있는데, 군산땅 에서 공주산에 관한 이야기로 예부터 사람들이 믿어온 것이, 1481년 편찬된 "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되어 있다.


68. 근화초

단 하루만에 싹을 틔우고 잎이 자라난뒤, 나무 줄기를 뻗고 마침내 꽃을 피우고 다시 씨를 맺은 뒤 죽어버리는 급격하게 자라나는 꽃이다. 죽은 후에, 남은 씨가 그 다음날이 되면 또 자라나서 꽃을 피우고 또 죽는다. 허구헌날 날마다 이것을 반복한다. 꽃은 잎이 다섯이고, 색깔은 분홍 혹은 흰색으로 아름다운 편이다. 삼한 전역에서 자라는 한반도와 만주 연해주 남부의 상징과 같은 것으로, 1563년생인 이수광이 쓴 "지봉유설"에 기록되어 있다.

- 현대에도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꽃으로,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무궁화를 일컫는 말입니다. 무궁화의 습성이 와전되어 "산해경"을 비롯한 중국 고전에 터무니 없는 과장으로 기록되었던 것이 다시 전해져서 남은 경우 입니다. 실제 무궁화는 그 꽃이 피고 지는 것만 하루동안에 일어납니다. 즉, 새벽에 꽃을 피우고, 오후에는 꽃이 오무라들어서 해질때 꽃이 지는 것입니다. 날마다 이것이 나무 각 부분에서 반복되면서 계속 꽃을 피워나가는 습성을 갖고 있습니다. 무궁화 자체를 우리나라의 상징으로 공식적으로 제시한 것은 기록이 남아 있는 것만 봐도 신라 말 무렵부터 조선, 지금에 이르기까지 계속되어 왔고, "무궁화"라는 우리나라식 이름도 고려 때부터 그 어원을 따져본 기록이 있습니다.


69. 부석

재질은 30에서 40미터 정도의 커다란 바위처럼 되어 있는 것인데, 하늘을 떠다니고, 물살을 가르며 물위를 빠르게 떠갈 수도 있다. 전체적인 형상은 거북이나 용과 비슷하나, 정확하게 닮은 점은 많지 않다. 보통 여성으로 묘사된다. 그리고 이것은 착하거나 학식이 높은 사람, 남자를 열렬히 사랑한다. 대부분의 용이나 고래 같은 것들이 풍랑을 일으키거나, 비를 내리는데 비해서, 이것은 그런 것과는 관계 없으며, 오히려 사람의 배를 물속에서 떠받쳐 주어서 안전하고 삐른 항해를 돕는다. 특별한 일이 생겨 싸워야 할 때는, 그 돌과 같은 재질과 커다란 덩치를 이용해서 몸으로 부딪히고 찧는다. 하늘을 높이 떠다니다가 땅에 있는 상대를 짓밟거나 찍어버리는 것이다. 신라 때, 의상법사를 사랑한 선묘라는 여자가 이것의 모습으로 의상법사를 따라다녔다는 이야기가 있으며, 영주 땅의 부석사에 그 조각이 남아 있어서 부석사의 이름이 되었다. 1736년생인 이긍익이 쓴 "연려실기술"에 기록되어 있다.


70. 선비화

생명력이 매우 강한 꽃나무이다. 토막 내고 가공해서 나무 지팡이 따위를 만들어도 죽지 않고 계속 살아 있는다. 특히, 그 지팡이를 소유한 사람이 학식이 풍부하거나, 도덕적인 사람이라면 더욱 생생히 살아 있다. 그렇게 몇십년 동안 가만히 살아 있다가, 땅에 꽂아두면, 다시 자라나 뿌리를 내리며 가지를 뻗고 꽃을 피우면서 평범하게 살아간다. 모래땅 같은 곳에서도 살 수 있고, 물이 거의 없어도 꽃나무로서 잘 자라날 수 있다. 심지어 햇빛조차 별로 비치지 않아도, 꽃을 피우고 씨를 맺는데 별 문제가 없다. 나무가지는 가늘고 꽃은 보통 작은 노랑색 꽃으로 소박하면서도 아름답다. 신라 때 의상법사의 지팡이가 꽃나무로 자라난 일이 유명하며, 영주 땅의 부석사에 있는 것으로 널리 소문이 났다. 1737년생인 박지원이 쓴 "열하일기"에 기록되어 있다.

- 실제로 영주 부석사에 있는 선비화라는 꽃은 그냥 골담초 입니다. 담장 아래에 자주 싶는 보통 1미터에서 2미터 정도 키로 자라는 크지 않은 꽃나무인데, 여기저기 한약재가 되기도 해서 전국 각지에 꽤 많이 있습니다.


* 더 많은 괴물들에 대해서는 곽씨 괴물삼합 링크 http://gerecter.egloos.com/3273749 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출처: http://gerecter.egloos.com/327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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