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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1호 전소이후...] 복원용 핵심목재 “아름드리 금강소나무를 찾아라”

_______! 2011. 1. 9. 18:24

[국보1호 전소이후...] 복원용 핵심목재 “아름드리 금강소나무를 찾아라”

헤럴드경제 | 입력 2008.02.12 11:55 | 수정 2008.02.12 14:17

 
복원 어떻게

기둥.보에 쓸 지름 70~90㎝ 특대재는 97개 필요

광화문 경우 지름1m이상 국내서 겨우 2그루 찾아

북한産사용 고려등 시간 걸리더라도 제대로 해야

금강송(金剛松)을 찾아라. 문화재청이 2, 3년 안에 재가 된 숭례문을 원형 그대로 복원이 가능하다고 밝힌 가운데 보와 기둥에 쓰일 핵심 부재인 금강소나무 확보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숭례문에 쓰인 소나무는 600년 동안 뒤틀림이나 변형이 없을 정도로 질 좋은 지름 1m 이상의 금강소나무로 이를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문화재청은 지난해 경복궁 광화문 복원에 사용될 금강소나무를 구하기 위해 백두대간 일대를 샅샅이 뒤진 끝에 26그루를 찾았지만 이 중 지름이 90㎝ 이상인 것은 2그루에 불과했다. 조선 태조 이성계의 선조인 이양무 무덤이 있는 강원 삼척의 준경모 일대 국유림에 쓸 만한 금강소나무가 있으나 지역 환경단체와 후손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처지다.

숭례문을 복원할 경우 현재 복원 중인 광화문과 규모가 엇비슷해 소요목재량도 대략 같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광화문 복원에 쓰이는 목재량은 모두 27만재, 그 중 기둥이나 보에 쓰일 지름 70~90㎝ 이상의 특대재는 97개가 필요하다. 따라서 숭례문 복원시에도 같은 양이 들어갈 것으로 추산할 때 광화문 부재도 미확보된 상태에서 소나무 대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목조문화재 복원에 쓰일 나무는 육송을 사용하도록 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유산 복원용으로 공급 가능한 소나무는 태백산맥의 줄기인 대관령 자연휴양림, 삼척시, 경북 봉화군과 울진의 금강송림 등 3, 4곳에 불과한 실정이다.

만약 소나무 확보가 어려울 경우 숭례문 복원기간은 한정없이 길어질 수도 있다. 또 종국엔 국내 육송과 품질이 비슷한 미국산 더글러스 소나무를 수입해야 할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 그러나 국보 1호에 외국산 소나무를 쓴다는 데 국민 정서가 용납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내 최대 소나무 군락지로 유명한 태안 안면도 소나무림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안면도 소나무림은 재질이 단단하고 몸통이 굵은 데다 잘 썩지 않는 금강송의 강점을 고루 지녀 고려시대부터 왕궁을 짓는 데 주로 사용돼 왔다. 경복궁과 수원 화성 축조에도 안면도 소나무를 썼다는 기록이 있다. 현재 안면도에는 80~120년생 소나무들이 17만그루나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소나무의 높이는 14~15m, 지름이 30~60㎝ 정도로 실사를 하다 보면 이보다 나은 것도 찾아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공원구역으로 지정된 안면도의 소나무를 사용하기 위해선 자치단체장의 허가 절차를 거쳐야 하고 공원관리법에 묶여 있어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그러나 단단하고 나이테가 조밀해 잘 썩지 않는 금강송을 대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이와 함께 북한산 소나무 수입방안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백두산 원시림의 경우 훼손되지 않은 아름드리 소나무들이 많아 정치적으로 이를 해결할 경우 소나무 확보에 어려움을 덜 수 있을 것으로 희망하고 있다.

문화재청 김상구 건축문화재과장은 "산림청 협조를 얻어 광화문 복원에 쓰일 소나무를 찾아오고 있는데 국내에서도 국민 협조만 얻어낸다면 얼마든지 좋은 소나무를 구하는 건 어렵지 않다"고 밝혔다.

숭례문 복원의 관건이 금강송 확보인 만큼 숭례문 복원을 서두를게 아니라 신중하면서 국민의 협조를 끌어내 국내 금강송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