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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71

_______! 2010. 4. 20. 22:18

 

SR-71

 

 

 

목차

1 개요
2 등장
2.1 A-12
3 성능
4


 

1 개요 #

인류 역사상 가장 빠르고 가장 높이 날았던 비행기중 하나. 미국의 항공 공학기술이 총집합된, 아니... 인류 항공 공학기술의 집대성을 이룬 기체. 지상에서 27km 높이를 마하3의 속도로 순항 비행이 가능하다.[1] 생산연도는 무려 1964년이라는 괴수.

희대의 매드 엔지니어 켈리 존슨이 이끄는 록히드 마틴의 스컹크 웍스라는 굇수급 설계집단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발명품중 하나다.
  • 이들이 누군지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이들의 발명품은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것들. P-80, F-104, U-2, F-22, F-35, F-117 스텔스전투기, 등등...

원래 제식명칭은 SR이 아닌 RS-71이었으며, "정찰과 폭격(Recon &Strike)"의 약자였지만, RS-71이라는 명칭을 당시 대통령린든 B. 존슨이 실수로 SR-71로 읽은 바람에 '각하께서 실수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공군이 관련 서류에 있던 기체 명칭을 SR-71로 뜯어고치는 삽질을 해서 SR-71이 되었다. 뭐, 나중에 "전략정찰기(Strategic Reconnaissance)" 라는 말이 나와서 나름 그럴듯해 보이긴 했지만. 사실 실제로 폭격에는 쓰지 않았으므로 이쪽이 적절할지도?

근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석기시대 매니아 커티스 르 메이 공군 총장이 존슨 대통령 몰래 백악관 보좌관에게 압력을 넣어 자신이 원하는 전략정찰기(Strategic Reconnaissance)라는 이름으로 바꾸기 위해 대통령이 읽을 원고에서 RS를 SR로 바꾸게 했다고 한다! (월간 항공 2009년 11월호 기사, 참고로 존슨 대통령의 공개는 당시 극비기체였던 A-12를 가리기 위한 일종의 연막이었다고.)

왜 뜬금없이 숫자가 71인가에 대한 의문도 많았었는데 의외로 간단한 이유였다. 본래는 XB-70이 나중에 정찰임무도 겸하기 위하여 RS(Recon&Strike)-70으로 바뀔 예정이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뒤에 등장한 것이 RS-71...뭐 결국 위에 언급한 대로 SR-71이 되었지만.

2 등장 #

1960년에 벌어진 U-2러시아 상공에서 요격된 사건, 소위 "개리 파워즈 사건" 이후로 본격적으로 설계가 시작 되었다. U-2는 26km 상공을 비행 가능했는데, 이정도 높이면 러시아의 미사일이 격추를 못할 것으로 여겨졌으나 결국 요격에 성공하는 바람에 미국은 정치적으로 굉장히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그러나 U-2가 행하고 있던 전략 정찰임무는 워낙 중요했던 까닭에 이를 대체할 다른 수단이 필요했고, 그래서 X나게 빠르면 지들이 무슨 수로 떨어트리겠어? 라는 생각하에 여러가지 방안중에서 채택된 것이 SR-71이다.

2.1 A-12 #

사실 SR-71에는 A-12라는 원형기가 있는데, A-12 역시도 고속정찰기를 요구하던 CIA에 의해 개발된 기체였다. 역시 스컹크 웍스에 의해 1957년부터 개발이 시작되었으며 63년에 제식 배치된다. 그 고성능에 반한 미 공군은 전투기인 YF-12, 폭격기인 B-12, RB-12등으로 도입을 시도 하기도 했으나 예산이나 운용의 어려움 문제로 대량 보유가 힘들어 결국 포기한다.

결국 전략정찰 임무가 전부 공군으로 넘겨지면서 그간의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2인용 정찰임무기로 개량된 SR-71만이 제식채용되게 된다. 심지어 D-21이라는 무인 정찰기를 등에 매달고 이륙한 뒤에 무인 정찰기를 분리해 요격시도를 하지 못하게 할 작정에 있었으나 추락 사고로 실패하고, B-52 폭격기에 무인 정찰기를 달아 4번 정도 중국 핵실험 기지를 정찰하려고 했으나 역시 실패로 끝난 적이 있었다.

A-12는 SR-71이 배치되면서 68년 푸에블로호 사건 당시 북한 상공에서 최후의 비행임무를 완수한 후 전량 퇴역했다.

3 성능 #


SR-71이 날아다니는 8만피트 상공의 온도는 영하 53도지만, 마하 3으로 순항하면 마찰열로 인해 300도(!)[2]까지 치솟는 문제가 있었고, 그 때문에 기체가 모두 소련산(!) 티타늄으로 제작되었으며, 마찰열이 조종석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예를 들면 연료가 탱크에서 곧바로 엔진으로 가는게 아니라 기체를 순환해서 엔진으로 공급되게 해서 냉각재 역활을 하게 한다는가...

또한 마찰열에 의한 기체 각 부품의 열팽창 으로 인한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일부러 각 부품들의 유격을 두고 설계 제작 되었다고.... 덕분에 지상에서는 연료가 계속 새어나오는 구조라 작전시에는 이륙에 필요한 최소 연료를 급유받아서 이륙한 후 공중급유기를 통한 재급유 후 목적지로 출발하는[3] 꽤나 번거로운 절차를 밟아야 했다.

워낙 고고도를 날아다녔기 때문에 조종사는 거의 우주복에 준하는 특수한 여압복을 입고 감압실에서 감압과정을 거친 뒤 100% 순산소를 호흡했다고 한다.

탈출 장치로 사출 좌석이 아니라 우주선 재돌입 캡슐과 같은 탈출 캡슐을 사용했다는 것도 특징.[4]

이 기체에게 스텔스 성능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소련의 방공망으로부터 살아남아 정찰임무를 수행해야하는 기체이니만큼 최초 성능요구사항에 RCS 저감이 포함되어 있었다. 당시에는 아직 F-117을 개발할 때 처럼 정확히 설계대상의 RCS 감소를 예측해가며 개발하는 기술이 없었으므로, '어느 부분을 줄이면 RCS가 줄어든다.'라는 경험을 통해 설계하는 수 밖에 없었다. 대표적인 부분이 꼬리날개로, SR-71은 기체크기에 비하면 수직꼬리날개가 무척 작은 편이다.

한편 항공기는 초음속 비행시 기수가 아래로 처지는 현상이 발생하는데, 이것을 막기 위해 처음에는 기수 앞쪽에 카나드 비슷한 것을 달 생각을 하다가 나중에는 아예 이것을 뒤쪽 동체까지 연장시켜 스트레이크 형상으로 만들었다. 그런데 이 옆이 삐죽한 기수형상이 의외로 RCS감소에 효과가 있었다. 이 자료는 나중에 F-117의 전신인 해브블루 개발시 '우리의 스텔스 설계 기술력 이정도임. 깝ㄴㄴ' 의 용도로 군에 제출되었다나 뭐라나...

SR-71은 물론 F-117 처럼 극단적으로 레이더에 안잡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체크기에 비하면 RCS가 꽤 작은편이라고 한다(스컹크 웍스 2대 보스인 '벤 리치'의 자서전에 따르면 경비행기 수준의 RCS를 갖는다는 언급이 있다). 그래서 간혹 스텔스기의 분류에 SR-71을 포함시키는 연구자들도 있다.

SR-71은 초음속 비행시 기체 전체가 고온에 노출되는 만큼, 검은색 도료를 발랐는데(레이더 흡수도료 자체가 검은색은 아니다) 미 공군이 '우리꺼라고 글씨써야함. ㅎㅎ'라고 하는 통에 록히드는 고온에도 변색되지 않고 견디는 흰색 페인트를 만드느라 꽤나 많은 돈을 들였다고 한다. 과연 리즈시절 개발된 물건이라 돈이 넘쳐났던 듯.


물론 스텔스기가 아니므로 레이더로 감지할수 있다고는 하여도 이 미칠듯이 빠른 스피드의 비행기를 격추할 수 있는것은 아니었다. SR-71은 4000번에 걸친 격추시도에도 실제로 단 한번도 격추당한 적이 없으며, 비행할 때마다 상대편 국가들은 종종 UFO나 레이더 오류로 생각하곤 했다는 전설의 비행체. 한국의 방공기지에서도 종종 일본에서 날라와 북한과 만주를 관통해 같은 코스로 다시 복귀하는걸 관측하기도 했는데, 레이더가 한바퀴 돌때마다 일본 상공 - 대구 - 북한 - 만주 순으로 사라져갔다고 한다.[5] 어느정도 빠른가 하면 보통의 소총탄이 마하 2정도의 속도를 가졌으며, 총알과 레이스를 할 경우 총알보다 훨씬 빠르게 추월이 가능할 정도. 더욱 놀라운 건 비행하는 내내 이 속도를 유지할 수 있으며, 그것도 공기가 거의 없는거나 마찬가지인 지역에서 활동한다.

하지만 유지관리비가 엄청나게 비싸고 운용도 복잡한 관계로(한번 나는데 수만 달러가 소요된다는 통계도 있었다) 전기 퇴역한다. 94년 북핵 사태시 한정적으로 재복귀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클린턴 행정부의 반대로 무산되었다.[6]

블랙버드로부터 나온 상당부분의 공기역학적 자료 중 비밀 등급이 낮은 것들은 NASA의 초음속여객기 프로젝트 SST 프로그램으로 흘러들어갔다.
다만 아쉬운 점은, 미국이 이 기체의 개발 노하우가 타국으로 가는걸 막기 위해서, SR-71의 구체적인 제작과 관련한 자료를 모조리 파기했고, 전용으로 만들어진 공구도 모조리 폐기처분되었다는 점. 그래서 스컹크 웍스에 남은건 노하우와 일반적인 기술자료뿐이었다고 한다.

워낙 높은 곳을 날다보니 다음과 같은 유머도 있다.

Pilot: Radar, Good Day, Airforce Blackbird, request FL 600(!)
Controller (amused): Sir, if you can reach, you are cleared FL 600
Pilot: US Air Force Blackbird, leaving FL 800, descending Level 600...

조종사 : 관제소, 미공군 블랙버드입니다. 고도 60,000피트로 변경을 요청합니다.
관제소 : (놀라며) 당신이 거기까지 도달할 수 있다면, 60,000피트 비행을 허가합니다.
조종사 : 미공군 블랙버드입니다. 현재고도 80,000피트에서 60,000피트로 하강하겠습니다...

제작자들의 평가는 생긴 것부터가 참 빠르게 생겼다(…).

스페이스 카우보이에서 토미 리 존스가 회상하며 아음속일땐 기체에서 기름이 줄줄새는 추잡스런 놈이라고 평한다. 그리고 이건 사실이다. 단 초음속으로 이동시에는 기름이 더이상 세지 않아 날렵한 놈이라고 평하는데 이것도 사실이다.

X-MEN에서 나오는 X-MEN들의 비행기는 바로 이 SR-71의 개조형 버전이라는 설정이 있다. 무려 켈리 존슨(스컹크 웍스의 초대 치프)가 만들어 놓고 쓸 곳이 없어서 줬다는 설정... 그리고 F-16에 격추됬다!! 스톰등이 협공했음에도 말이다!!

헬싱에선 아카드가 이 기체를 타고 최후의 대대가 점령한 항공모함에 수직으로 때려박아버린다.

  • 정확히는 A-12기중 하나라고 되어있다. 다만 이 기체는 영국이던 어디건 인도된 적은 없다. 그냥 작품의 설정.

시드니 셀던의 소설 신들의 풍차에서는 루마니아 대사로 부임한 여주인공이 루마니아 높으신 분의 자녀가 중병에 걸렸는데 약을 구할 수 없자 미 본토에 연락해 이 기체로 약을 배달 시켰다...; (이후 정치적으로 훈훈한 상황 연출)

트랜스포머-리벤지 오브 더 폴른(실사영화, 2009)에서 제트파이어가 이 기체를 스캔해서 등장. 옵티머스 프라임과 합체까지 한다고 한다.

하늘의 유실물 2화 엔딩에도 등장했다. 조종사 헬멧하고 애프터버너 연소 화염까지 아주 세밀하게. 근데 그 다음 장면이 워낙 충공깽인지라....

아이언맨 영화판에서 토니 스타크가 이것의 기록을 뛰어넘으려다 실패하는 장면이 있다.

이 기체의 이름을 딴 미국의 펑크락 밴드도 있다.

4 #


U-2가 격추되었을 때 미국은 소련 영공을 다시는 침범하지 않기로 합의하였기 때문에 SR-71이 소련영공을 들락거리는 일은 없었다. 그러나 오키나와에 약 4~5기 정도가 배치되어 북한지역은 자주 정찰했다. 참고로 북한이 이를 요격하기 위해 SA-2를 발사했지만, 당연히 실패.

...우리나라의 전 공군참모총장의 회고록에 흠좀무한 사연으로 등장한다. 김신조 사건 직후, 공군참모총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북한은 청와대를 부수러 오는데, 우리는 왜 김일성이 어디있는지도 모르냐며 화를 막 내는데 난처해 하고 있었다. 사실 이 문제에 난처해 하긴 중앙정보부도 마찬가지였는데, 당시 중앙정보부의 정치적 파워가 엄청나던 시절이라 까이는 건 공군쪽이 좀 더 까이고 있었다.

하루는 공군참모총장이 미군 장군과 전화통화를 하다가 이런 사실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요청했는데, 과거 푸에블로호 납치사건 당시 한국공군은 F-5기를 긴급출동시켜 북한공군기와 대치하여 그 미군 장군에게 큰 도움이 된 적이 있다.
그 장군은 자신이 도울 방법이 있다고 하였고, 이틀 뒤 공군참모총장은 괴비행체가 엄청난 속도로 북한 상공을 관통해 지나갔다라는 보고를 받는다. SR-71이 북한상공으로 출동해 사진을 찍은 것. 그리고 공군정보사령부에 미군으로부터 온 북한 상공사진(특히 김일성 숙소)이 도착하였다. 공군참모총장은 자랑스럽게 이 사진을 박정희 대통령에게 가져갔고, 평소에 자기 정치적 파워만 믿고 공군참모총장을 깔보던 중앙정보부장은 신나게 까였다(…).

그러자 정보부장은 공군정보사령부에 가진 사진을 다 내놓으라(…)고 윽박을 질러댔고, 결국 참모총장은 크게 의미없는 사진 몇장을 보내줬다고 한다. 그리고 몇일 뒤 전략 회의에서 중앙정보부장은...

"내가 이번에 김일성의 별장 사진을 입수했는데, 여기로 특공대를 조직해 보내서 김일성의 모가지를 따오겠소. 이 특공대는 전직 살인범, 죄수 등으로 만들어질 것이오"
...라고 했다고 한다.


바로 실미도 사건의 출발점이다(…). [http]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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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기서 키워드는 초고고도순항이다. 그냥 고고도에서는 공기의 밀도가 낮아서 저항이 적어 비행기를 가속하기에 편하다. 그러나 초고고도에서는 공기밀도가 더더욱 낮아져 저항은 어찌되었건 제트엔진의 힘이 떨어져 반대로 가속이 잘 안 된다. 그리고, 도달 가능한 속력으로만 보면 MiG-25F-15 같은 전투기도 애프터버너 연소로 마하 3 가까이 가속이 가능하지만 이 속도로 지속적인 비행은 할 수 없다. 이래저래 이중으로 놀라운 물건이다.
   [2]  마찰열로 인해 300도 까지 기체 표면이 치솟는 덕분에 오히려 담금질이 되어 초기에 엔지니어들이 생각한 설계내구연한이 날면 날수록 길어졌다.
   [3]  SR-71이 워낙 고속 위주의 기체라 공중급유를 받으려면 거의 실속속도에 근접한 저속으로 날아야 하는데 급유기는 최대속력으로 날아야되는 애로사항이 꽃폈다.
   [4]  캡슐이 워낙 작아 탑승자는 태아처럼 웅크리고 있어야 하는데다 워낙 고속 고고도라 G(가속도 중력)이 갈비뼈가 부러질 정도로 강해 조종사들은 탈출 캡슐 훈련을 증오하기까지 했다는 후문이 있다.
   [5]  그러나 보통 레이더가 한바퀴 도는시간은 대형레이더에 경우 1분당 1번 수준으로서 이것은 사실상 과장된것이다.
   [6]  이때 최대의 반대자가 도널드 럼스펠드. 럼스펠드는 밀덕의 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