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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문고 뜯다 한쪽 어깨 드러낸 섹시한복 만든 사연 [조인스]

_______! 2010. 4. 20. 22:35
거문고 뜯다 한쪽 어깨 드러낸 섹시한복 만든 사연 [조인스]
J-Only
“거문고를 전공한 뒤 의상디자인과로 편입했습니다. 예전부터 상상했던 거문고 연주복을 만들게 된 것이죠. 앞으로는 세계인이 파티복으로 즐겨 입을 수 있는 한복드레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지난 24일 문화체육관광부가 추진해온 ‘한(韓) 스타일’ 사업의 일환으로 ‘2009 한복사랑 페스티벌’이 서울 덕수궁에서 열렸다. 이날 신진 디자이너들의 한복을 선보이는 ‘온누리 한복 디자인 공모전’ 패션쇼에서 1등 봉황상을 탄 정민경(동덕여대 의상디자인과 3)씨. 그의 수상소감은 ‘한복의 세계화’였다.

정씨가 디자인한 한복의 이름은 ‘당코드레스’다. 조선시대 궁에서 볼 수 있었던 당의의 당코를 모티브로 한 것이다. 당코는 여자 저고리 깃의 뾰족하게 내민 끝을 말한다.

‘당코드레스’에는 섹시함이 물씬 풍겼다. 빨간색 치마와 검은색 저고리를 매치했다.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모번단 실크를 사용했다. 한쪽 어깨는 시원하게 드러냈다. 민소매의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밍크를 덧댄 팔토시를 액세서리로 첨부했다. 다른 한쪽의 소매와 저고리의 가슴선 윗부분은 속살이 비치는 실크노방으로 재단했다.

저고리 뒷부분은 홀터넥식으로 깊이 팠다. 등 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치마 뒷 부분은 노란색 천 한장으로 수백 장의 당코가 겹쳐진 것처럼 보이게 ‘접고 박고’를 수차례했다.

‘당코드레스’를 만들게 된 계기를 물었다. 의외의 가슴아픈 사연이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예인(藝人)의 꿈을 접고 내디딘 첫 걸음이었다.

“이화여대에서 거문고 석사 과정을 마쳤습니다. 졸업연주를 준비하다 팔을 다쳤는데 병원에서 더이상 거문고를 연주하기 힘들다고 하더군요. 당시엔 많이 속상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동덕여대 의상학과 3학년으로 편입했습니다.”

정씨는 평소 의상디자인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10여년 동안 거문고를 연주하면서 입었던 한복에 대해. 보통의 한복 소매는 통이 넓어 거문고를 연주할 때 꽤 불편했다고 한다. 이왕 진로를 바꾸게 됐으니 소매가 타이트한 한복을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졌다.

“또 하나의 계기가 있어요. 미국 디지니랜드에 놀러갔을 때의 일인데요. 각국 전통의상을 입은 인형이 전시돼 있었는데 중국 치파오와 일본 기모노 사이에 바랜 색의 한복이 눈에 띄었죠. 초라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세계인의 눈에 확 띄는 한복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죠.”

지난 9월 초 우연히 공모전을 본 정씨는 ‘당코드레스’ 제작에 돌입했다. 한 달 반 정도를 꼬박 매달렸다. 모번단실크와 실크노방 구입 비용에만 150여만원이 들었다. ‘한복=고급스러운 전통의상’이라는 점을 알리고 싶어 비싼 원단을 골랐단다. ‘당코드레스’는 개량한복 치고 살짝 야했다.

“외국인이 파티복으로 선택하려면 섹시함이 느껴져야 해요. 기존 한복은 약간 답답하잖아요. 그렇다고 두 팔의 소매를 모두 없애면 한복의 전통미가 사라질 것 같았어요. 한쪽만 드러내놓기로 했죠. 손목 부분이 약간 허전해 포인트로 밍크 팔토시도 만들고요. 또 보통의 파티드레스는 앞과 뒤를 드러내는데 한복은 구조상 앞을 깊이 팔 수 없잖아요. 그래서 뒤를 홀터넥으로 만들었습니다.”

‘당코드레스’에는 한복의 주요 특징 중 하나인 고름이 없다. “여며지는 저고리 고름을 똑딱 단추로 대체했습니다. 외국인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한복 입을 때 고름 매는게 가장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또 보통의 한복 치마는 뒤에서 끈을 가져와 앞에서 둘러 맸는데 편하게 입기 위해서 후크로 잠그기로 했죠.”

정씨는 아직 해야 할 공부가 많은 학생이다.

“먼저 학과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죠. 더 아름다운 한복드레스를 만들기 위해 서양 복식을 먼저 연구할 거예요. 그래야 응용한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한복의 세계화, 거문고를 접고 다시 잡은 제 꿈이에요.”

주관사인 모델센터인터내셔널 도신우 회장은 ‘당코드레스’에 대해 “47점 중 한국적인 멋과 선을 가장 잘 표현했다. 현대적인 감각을 색상과 실루엣, 소재 등과 함께 잘 조화시켰다”는 총평을 남겼다.

이지은 기자
사진제공:정민경씨, 모델센터인터내셔널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846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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