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남해 각자와 서불을 생각하며 | ||||||
이 헌 거제대학 교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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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남해 각자와 서불을 생각하며 남해군 금산에는 고대 각자가 있다. 이를 '서불과차' 또는 '서불바위'라고도 부르지만, 잘못이기에 이 지면을 통해 지적한 바가 있다. 최근, 거제에서는 사단법인 서복(서불)연구소가 만들어졌다. 더욱 지난달 말경, 한·중·일 삼국의 민간단체들은 서불 연구와 관련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협약서를 마련하기도 하였다. 나아가 절강성 자개시(상해 인근)의 서복문화원에선 '2009 서복문화국제포럼'이 개최되었다. 이 포럼에서는 거제 와현마을이 서불 유숙지이며, 서불이 구하려고 한 불로초가 거제 해금강주변의 자생 석곡(石斛)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말이 삼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포럼이지 이 모든 주도는 중국으로 앞으로 그 활동의 폭을 넓히려는 의도가 분명한 행사였다. 이번에 체결된 협약서의 주된 내용은, 상호우호증진과 미래지향적이고 객관적인 연구 및 종합적인 서불 관련사업에 전폭적으로 협력하겠다는 것으로, 중국에서 시작한 서불 전설의 역사화와 이미 협조적인 일본 그리고 이에 뒤질세라 서둘러 동참하려는 우리의 입장 등이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한편, 거제 서복연구소의 향후 활동방향에서나, 이를 주제로 한 다른 모임에서는 예외 없이 남해 각자가 서불과 관련한 것으로 언급되고 있다. 하지만 남해 각자, 남해 각석, 양아리 석각, 심지어 상주리 석각(행정명의 오류) 등으로 불리는 이 바위는 우리 역사서에 등장하는 몇 안 되는 고대 흔적이다. 현재, 양아리 벽련 마을에는 이를 일생의 의문으로 여기며 인근 산과 벼랑을 뒤적여 고대의 흔적을 찾아 정리하는 이가 있다. 그는 벽련 마을의 토박이 이금수 씨다. 벽련 마을은 두모 마을과 인접한 곳으로, 문제의 남해 각자는 바로 이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금수 씨의 정리로는 두 마을에는 거북 등껍질 모양의 귀갑 문양 4기와 번개모양 1기 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남해 각자(양아리 석각)는 대략 일곱 경우로 주장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서불과차'와는 멀어지고 있다. 역사학자들의 '고대사 일수록 추론에 의존한다'는 것과 더불어, 자료가 빈약하고 주도적으로 연구되지 못한 한반도의 상고사는 더 더욱 분명하지 못하다. 이러한 현실과 우리 역사를 위한 노력 부족을 틈타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은 작은 근거를 통해서라도 한반도의 유적·유물을 작위적으로 해석하려 하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서불과 관련된 것으로 우리가 미혹하는 사이,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심지어 벽련마을과 두모마을에 산재하는 귀갑 등의 문양이 새겨진 바위 마다에도 '서불과차'라는 안내 돌을 세워 표시해 둔 것은 우리 잘못의 극단을 보여준다. 한반도 암각화를 연구해 봤을 때, 이들은 선사시대 또는 청동기 초기시대의 것으로 짐작된다. 서불 또는 서복은 중국 최초의 통일국 진나라의 방사술사(方士術士)로서 의학, 약학, 방중술, 신선학, 풍수, 점복 및 수명을 점치던 인물로 전해진다. 따라서 사오천년 전의 유적이 2200년 전의 인물과는 무관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왜 이런 생각과 활동은 이어지고 있는가? 어떤 이의 말과 같이 외국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흔적이기보다는 외국 또는 대국으로 교체되는 게 자랑스러운 것인가? 이에 대하여 중국은 이미 그 속내를 분명히 보이고 있다. 먼저, 그들은 서불이 고대에 3000여명의 동남동
포럼에서 바로 이를 주장했다. 결국, 앞선 문화를 실은 대규모 선단, 불로초를 통한 새로운 문화의 전파, 이런 등등이 교묘하게도 그들에 의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서불전설에 대한 노력은 나무랄 게 없다. 하지만, 우리가 그저 그들로부터 문명화된, 불로초가 있을 법한 신선한 곳이기만 하면 되겠는가? 세계 고인돌의 60%가 있다는 한반도에서. <이헌(거제대학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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