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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조선시대 환도 패용방법에 관한 간단한 글...Ver.05

_______! 2006. 9. 30. 01:48

이 글은 이전에 올렸던 '조선시대 환도 패용방법에 관한 간단한 글'에서의 제 착각과 오류 및 사진 수정, 약간의 내용을 추가하여 수정한 글입니다.

 

현대 한국인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칼 휴대법은 손에 들거나 허리띠에 끼워 넣는 방법입니다. 현재 대한검도를 비롯한 대부분의 무술단체에서의 일반적인 패용법 역시 허리띠에 끼워넣는 방법을 사용합니다.(대한검도의 경우 전통방식이라 하여 약간 다른 방식도 있습니다만...)

또한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러한 패용방법은 주로 일본도의 패용 방식입니다. 일본도 중에서도 주로 전국시대 말기에 나온 打刀라는 칼의 패용방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조선은 환도를 어떻게 패용했을까?
사실상 조선 전기 환도 패용에 관한 기록은 거의 없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힘듭니다. 하다못해 칼이나 칼집 유물이라도 남아 있으면 대략이나마 알 수 있겠지만...현재 남아 있는 칼 유물 중 조선 전기의 것은 없다고 합니다.(있다면 좀 알려주시길~)

유일하게 조선 전기 환도의 모양을 알려주는 그림은 '세종실록 의례'의 '군례서례 병기편'에 나오는 조선초기 검(환도) 그림입니다.

(그림에서는 '검'으로 표기하고 있지만 모양은 전형적인 '도'의 모습으로 조선전기에는 검과 도의 용어구분이 정확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칼집에 두 개의 고리가 있고 그 고리에 띠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림으로 추정을 하면 허리에 묶어 휴대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칼자루의 위치입니다. 이 문제는 뒤에 가서 다시 논하도록 하겠습니다.


조선 후기 환도 패용의 일반적인 방법은 칼자루가 뒤로 가게 해서 허리 부근에 휴대하는 방식입니다. 현재 남아 있는 많은 그림자료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조선 후기 그림들을 통해 환도의 패용 위치 및 방식에 대해 눈 여겨 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그림은 일본과 조선의 칼 패용 방법의 차이를 잘 보여주는 그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조선은 손잡이부분을 뒤로 가게 패용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본식 패용방법에 익숙한 사람들에게는 칼자루가 뒤로 가게해서 휴대하는 것이 상당히 어색하게 보이겠지만 청나라와 유럽에서도 동일한 패용방법이 있었다고 하니 비실전적이거나 비효율적인 방법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칼자루를 뒤로 가게 패용한 함으로써 일본 거합도와 같은 신속한 발도는 불가능해졌습니다만 조선이나 청 모두 칼보다는 활을 더 많이 사용하고 중요한 공격무기였기 때문에 신속한 발도를 포기하는 대신 활을 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와 같은 패용법이 정착된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의견입니다.

 

 

 

 

(청나라 무사 그림)


조선식 환도 패용방법에 대해 조금만 더 자세히 살펴보면...

조선식환도 패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아래 그림에 보이는 띠돈이라는 것입니다. 이 띠돈에 의해 환도를 돌리기가 쉬어져 칼자루가 뒤에 있는 상태에서도 간단하게 앞으로 돌려 발검이 가능해졌습니다.

 

 

(무예24기 최형국님 홈피에서 사진 한 장...)

 

위 그림의 패용법이 '100% 정확하다'라고는 할 수 없지만 대략적인 상황은 위 사진과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환도의 발검 방법은...간단합니다...;;;

뒤로 향해 있는 칼을 앞으로 살짝 돌려 놓은 후 발검... 자세한 방법은 아래 사진을 참고...

 

(환도 돌리기 연속동작 캡쳐. 역시 무예24기 최형국사범의 시범동영상인데...
디시 역겔의 벨ㄱ하님이 캡쳐한 것)

 

위와 같은 환도의 칼뽑기가 가능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장치는 위에서 언급한 '띠돈'이라는 것입니다.

청나라는 '띠돈'이 없었지만 이와 유사한 장치가 있었습니다.

 

이 띠돈의 형식은 조선중기에나 등장하였다고 합니다. 그럼 띠돈이 없었던 조선전기에는 칼자루가 어디로 향하게 휴대하였을까요? 앞서 세종실록 의례의 군례서례 병기편에 나오는 조선초기 검(환도) 그림을 보면 단순히 고리 두 개를 띠로 연결한 형태였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조선전기 칼 휴대법에 대한 의문은 여기서 출발한 것입니다. 단순히 생각하면 그냥 칼자루가 앞으로 향하게 휴대했다고 생각하면 되겠지만...그건 재미가 없겠죠...^^; 하여튼 이 문제는 좀 더 알아봐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또하나 재밌는 것은 보통 칼은 왼쪽에 휴대하는 것을 상식적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그림에는 칼을 오른쪽 허리에 휴대한 그림도 있습니다.

 

위 그림은 임진전쟁 중 평양성 탈환 당시의 모습을 묘사한 그림입니다. 세 명의 병사가 모두 오른쪽 허리에 환도를 차고 있는 것으로 묘사되어 있습니다. 화공의 단순한 착각 혹은 실수였을까요?^^;
 

환도의 발도 문제로 다시 넘어가서...

환도만 달랑 차고 있는 상황이라면 위 동영상과 같은 방법으로 돌려 뽑는다고 하지만...위의 그림들처럼 환도 위에 활집이 포개져 있는 상황에서도 쉽게 돌려서 뽑을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이런 게 실전경험은 없고 오로지 키보드만 가지고 씨름하는 '이론가'의 한계이겠죠...)

 

또한 일부에서는 환도를 등뒤로 돌려 어깨 위로 뺀다는 의견도 있습니다만...환도를 허리 부근에 패용하던 조선 중,후기의 경우에는 무리가 있다고 보여집니다.

 

조선 말기로 넘어오면서 환도는 보조무기로서의 역활마저도 줄어들게 됨에 따라 단순히 의장용이나 '격식'에 맞추기 위해 휴대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환도의 길이가  급격히 짧아져 중도(中刀) 이하의 길이가 되었고 의복의 변화에 따라 허리끈이 허리에서 가슴께로 올려감에 따라 환도의 패용 위치도 따라 올라가 거의 겨드랑이 밑에 오도록 패용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됩니다.

 

(조선 말기 무관)

 

위 그럼처럼 환도가 겨드랑이께로 올라간 상황이라면 어깨 위로 해서 칼을 빼는 방법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집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에서 다루고 있는 환도 패용 방법이 조선시대의 유일한 패용방식은 아닙니다. 상황과 복식에 따라 다양한 패용 방법이 있었습니다. 본 글은 그 중에서 가장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만을 다룬 것이니...이 점 오해가 없으시기 바랍니다.

출처 : 我行之跡
글쓴이 : anarchist-我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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