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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영화나 드라마의 무술 고증과 무술 감독에 대한 잡설.

_______! 2006. 10. 11. 00:08

아래 최형국님의 글을 보면서 예전부터 생각하던 것이 있어서 잡담 형식으로 올려봅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검의 패용 방식은 두 가지입니다.

그 중 가장 많은 경우는 칼을 왼손에 들고 다니는 것입니다.

최근 영화였던 '혈의 누'나 '불멸'이나 아직 보지는 않았지만 '천군'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일본식으로 허리에 '푹' 찔러 넣고 다니는 것이죠. '태조 왕건'에 보면 거의 예외 없이 이런 식이었죠.

 

최근에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계시지만 조선시대 환도의 패용 방법은 칼집의 고리를 이용하여 허리에 고정하는 방식입니다. 아마 고려시대에도 이와 비슷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요즘 서울이나 화성 등지에서 조선시대의 행사를 재현하는 곳에서는 그래도 어느정도 제대로 된 고증이 되고 있는데 왜 유독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문제는 아마 PD(감독)과 무술감독 둘 중 하나에게 있겠죠.(아니면 둘 다???)

제가 PD와 무술감독 중 이런 쪽으로 누가 더 많은 영향을 미치고 담당을 하는지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일단 무술 감독의 경우만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현재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고, 일 많이 하고, 인기(?) 있는 정두홍 무술감독이 이끄는 서울 액션 스쿨을 비롯하여...현재 활동하고 있는 대부분의 무술감독은 중국 무술의 영향을 많이 받은 사람들입니다.

 

중국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칼을 손에 들고 다니는 장르는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무협물입니다.

 무협 드라마나 영화에 등장하는 무림인들은 대부분 검을 손에 들고 다닙니다. 삼국지나 초한지 같은 전쟁 역사 드라마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환도 패용 방식과 유사한 방식으로 검을 패용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도 일반 무협과 역사물과는 차이를 둔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무술감독들은 대부분 중국 무술과 중국 무협 영화로 인해 무술의 길로 들어섰고 그 이후로도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이들이 보고 자란...중국 무협물의 등장인물은 거의 예외없이 검을 손에 들고 다녔기 때문에 이들이 무술감독을 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도 이를 답습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경우가 아니라면 일반인들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허리에 푹 찔러 넣는 방식이죠.

 

결론은...무술 감독들이 '공부'를 안 했다는 말이 되거나 힘이 없어서 PD(감독)에게 제대로 자신의 뜻을 반영시키지 못하는 현실이라는 것이죠. 무술 감독이 '감독님 칼은 이렇게 패용해야 됩니다'라고 말해도 PD가 '그렇게 할 돈 없습니다'라고 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지겠지만요...;;;

출처 : 我行之跡
글쓴이 : anarchist-我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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