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시대 지식인의 내면을 사로잡았던 이러한 열정과 광기를 탐색한 글. 허균,권필,홍대용,박지원,이덕무,박제가,정약용,김득신,노긍,김영 등의 조선시대 작은 영웅들을 복원하고 있다. 절망 속에서 성실과 노력으로 자신의 세계를 ...
나의 평가
![]() ![]() ![]() ![]() ![]() 한문(漢文)으로 씌어 있는 글을 번역해준 책을 읽었다.그 책의 촛점은,'세상의 주류에 휩쓸리지 않고,자기만의 영역을 개척해서,재주를 가졌으되,오로지 효용보다는,좋아하는 것을 '즐기는 것'만으로 만족한 사람들의 내면 알아보기'였다.
18세기 조선이 낳은 천문학자,김 영(金 泳)의 일화가 그 중 인상적이었다.'불우한 천재'의 고달픈 인생살이를 엿보다가,마음이 울적해졌고,그 때나 지금이나,간지(姦智)를 잘 활용하는 사람들이 '안락'을 누리며 사는 것에 무릎을 쳤다.
혼자서 독학으로,'평면기하학','구면삼각법',그리고 당시에 난제였던,'일식의 날짜를 맞추는 것'을 정확히 알아냈던,천문학 천재의 가족들이,그가 죽고 나자,뿔뿔이 헤어졌다는 대목에는 눈시울이 붉혀졌다.독일의 '리만'이라는 수학자가 나오기 훨씬 이전에 '리만 기하학'을 이미 머리로 이해하고 응용한 조선 후기,실학의 열풍이 지식계에 불던 시대에 있었다니......여간 자랑스럽지 않다.
다행히,그의 행적과 학적 성취들이 기록으로 남겨져,후인의 조명을 받는 것이 그나마 불운 속에 복이라 하겠다.필요할 때는 그의 재주를 부려먹고,그렇지 않을 때는,'세상에 대한 부적응자'로 몰아세우며 수모와 핍박을 줬던 무리들이,김영이 죽자,그의 미발표,'연구 성과'를 훔쳐가기에 바빴다니.......
그가 그 빼어난 재주를 갖추고도,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못받은 것은 '미천한 신분'이었다는 것이 큰 이유였을 것이라고 하니,'신분제'가 없어진 오늘날에 태어난 것이 살아 있는 우리들에게는 다행한 일이라 하겠다.
자,이제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내리자면,그 책 중간에, '노긍'이라는 분이 나온다.그 분은 과거시험 답안지를 대신 써주며,궁색한 살림이나 이어가는 분이었다.그가 대신 적어 준 답안지를 제출한 사람들이 모두 급제의 영광을 누렸다고 하니,그 재주가 뛰어났음이 분명하다.썩은 시대를 같이 썩은 모습으로 조롱한 것인지 풍자한 것인지 알 수 없지만,그의 인생 행로가 썩 윤기가 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이런 그가,'과거시험 부정답안 작성'을 해준 죄로,멀리 귀양을 갔는데,자신을 모시는 '채막돌'이라는 종의 죽음을 애도하는 글을 보노라니, 혹독하고 매서운 신분질서 속에서도 '훈훈한 인간미'를 풍기는 분들이 있었다니,그 아니 반갑지 않았겠는가!
제문을 대강 간추리자면 이렇다.--
[막돌의 어머니가 우리 노씨 집안의 여비로서,주인을 섬기느라 이른 나이에 죽었고,그 무덤을 어느 산 발치에 썼다.그 아버지 또한 충성스럽게 우리 집안을 섬기다 죽었다.여기 어린 갓난아기,막돌을 주인 마님께서 아들처럼 길렀다.심성이 착한 막돌은 가난한 노씨 집 살림을 지탱하느라,아침 일찍부터,저녁 늦게까지 하루도 편히 쉬어 본 날이 없었다.그 추운 엄동에도 귀양지의 나와 내 아들의 처소를 오고 가느라,얼굴이 퉁퉁붓고,이마가 갈라졌는데도,싫은 내색,귀찮은 표정조차 없었다.기운이 쇠잔하여 죽은 막돌이의 죽음에 이런 글이나마 지어 보는 것이 그나마 주인된 도리일 것 같다.내 말고삐를 잡고 다니기 수 십년,막돌의 일생을 회억하니,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구나!]
들은 것이 적은 바로는,양반 나으리가, 주인을 섬기던 미천한 노(奴)를 위해 글을 지은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채 막돌(蔡 莫乭),채 막돌,채 막돌,채 막돌........
by 난참
* <무브온21블로거기자단>이란 : 무브온21에서 활동하는 논객들이 모여 구성한 기자단입니다. 무브온21의 주요 칼럼과 무브온21 논객들이 기획한 기사와 인터뷰를 내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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