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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색

_______! 2010. 10. 17. 20:19

색깔에도 서열이 있다

 
중국인들은 색에 대해서 좋아하는 순서가 명확히 정해져 있습니다.
그러면 어떠한 순서인지 한번 알아볼까요.

중국인이 좋아하는 색깔의 서열은 황색(黃)→자주색(紫)→빨간색(紅)→녹색(綠)→파란색(靑)→검은색(黑)→흰색(白) 순입니다. 실제 수나라와 당나라 시대의 중국인은 위 순서대로 신분에 따라 옷 색깔을 달리 입었다고 하네요. 중국 전통사회에서 옷의 색깔은 오늘날처럼 개성이나 취향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신분과 지위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래서 귀색과 천색이라는 명확한 구분 아래 오랫동안 생활해 왔던 것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현재까지 중국인들은 개인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대체로 위의 서열에 수긍하고 있다고 하네요.

자,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지만, 중국인과 절교해야할 상황이 온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을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결혼 축의금이나 뇌물을 흰 봉투에다 건네주십시오. 그러면 한번에 모든 관계가 끝나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백의민족'으로 불리며 흰색을 좋아하는 민족이라고 인식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흰색을 제일 싫어하고 기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국민당 정권을 백색정권이라 하고 사상이 나쁜 사람을 백전(白顚)이라고 비판하지요.

흰색 다음으로 중국인들이 제일 싫어하거나 기피하는 색깔은 검정색입니다. 이런 색들의 옷들은 집안에서 누군가가 죽는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관념 속에는 흰색과 검정색은 귀신을 불러들이는 색이라는 믿음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염색하기에 편리하고 때도 덜 타는 검정색이지만 평상시에는 절대로 검정색 단색 옷을 입지 않습니다. 심지어 죽은 사람에게 입히는 수의도 검정색을 쓰지 않습니다. 검정색의 수의를 입히면 죽은 후에 당나귀로 환생한다는 미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중국인들이 빨간색을 좋아하는 이유를 말씀드렸지만 노랑색도 둘째가라면 서럽습니다. 금색은 황제를 의미 합니다. 옛날 중국에선 노랑색(특히 금황색)은 황제와 황궁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전용색이었죠. 그래서 중국에서는 황색(금색)의 옷은 황제가 아니고는 입을 수 없었습니다. 우리나라 조선시대에는 잘 아시다시피 왕들의 용포는 붉은색이나 자주색이죠?

조선시대에 우리나라는 사대주의로 중국의 동생나라라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에 우리 나라왕은 황색을 입지 않았던 것이지요. 어찌됐든 중국에서는 이러한 이유로 금색 부적을 쓰면 행운과 재물이 많이 들어온다고 생각합니다. 은색은 은을 뜻 하는데 이 색은 장수를 의미 합니다. 그리고 녹색은 중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옥색으로 이 색은 이는 건강을 지켜준다고 믿고 있지요. 그래서 중국인들은 옥을 많이 착용 한답니다.

이렇게 중국인의 전통적인 색깔관념은 심지어 방위에도 관련되어 있습니다. 그것이 바로 오방색입니다. 음양오행 사상이 색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우리가 흔히 화려한 색을 나타낼 때 쓰는 오색찬란하다는 표현도 오방색에서부터 나오게 된 것이죠.


⊙ 음양오행과 색깔-오방색

고구려 고분벽화를 보면 우리 민족의 화려한 색감각을 엿볼 수 있습니다. 거기에는 다채로운 색상을 사용했을 뿐만 아니라, 동색을 잘 조화시켰고 보색을 아주 잘 대비시킬 줄 알았지요. 삼국시대에는 염색이 발달되어 고구려에서는 왕은 오채라 하여 색깔 옷을 착용했으며, 신하는 푸른색, 붉은색, 비단모자에 누런색의 가죽신을 착용했습니다.

백제는 고이왕 때 품계에 따른 복색제도를 정했고, 신라에서도 법흥왕 때 백관들의 공복을 옷 색깔로 구분 짓고 군관들의 신분도 옷깃의 색깔로 지정했습니다. 이 정도면 현재의 패션시대에 차지하는 색의 위치보다, 당시의 색의 위치가 훨씬 중요한 것으로 여겨지는군요. 특히 신라에서는 염색기술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관영공장을 둘 정도로 염색문화가 찬란히 발달했지요. 삼국의 우수한 염색기술을 바탕으로 고려와 조선조에 와서는 더욱 다양한 염직물을 생산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민화나 단청 등에서는 화려한 색채 구성을 볼 수 있지요.

이렇게 다양한 색채의 근간은 오방색이라는 것에 놓여 있습니다. 오방색은 중국의 음양오행설(陰陽五行說)을 근간으로 하는 것으로 청, 적, 황, 백, 흑색을 말합니다. 오방색이라는 색의 개념은 중국의 사상에서 나왔지만 색깔의 채도나 느낌은 각 나라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면 오방색의 하나인 붉은색도 중국에서는 검붉고 무거운 색이지만 우리나라의 색은 밝고 소박한 색이랍니다. 오방색은 오행에 근원을 둔 것으로써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고구려 고분 벽화인 사신도에서 채색화의 시원으로 발견되었으며, 이후 각 신분과 용도에 맞게 설정된 복식, 공예품, 왕궁과 사찰에서의 단청을 비롯한 전반적인 색채의식을 형성하는 근간이 되었던 것입니다. 오방색은 색을 볼 때의 감각이나 느낌을 중요시 한 것이라기보다는 관념화되고 지식화 되어있는 우리 민족의 의식화된 색관념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 그렇다면 음양오행설과 오방색이 어떤 관계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살펴봅시다. 음양오행에서 오행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를 나타내는데 이 오행에 상응하는 색이 청, 적, 황, 백, 흑색 입니다. 오행은 따로 떨어져서 존재하기도 하지만 서로에게 영향을 끼쳐 도움을 주기도 하고, 물리치기도 하는 물고 물리며 주고받는 관계를 가지는데 이에 따라 오행에는 오색이 따르고 방위가 따르는 것이지요. 중앙과 사방을 기본으로 삼아 오방이 설정되며, 색상 또한 오방이 주된 골격을 이루고 있는 양의 색으로써 오색을 기본색으로 배정하게 됩니다. 다섯 방위의 사이에 놓이는 색은 음색이라고 하는데, 음색은 녹색, 벽색(짙은 푸른색), 홍색, 유황색, 자색입니다.

▲ 오방색 방위와 색깔
 

청(靑)색은 오행 가운데 목(木)으로써 동쪽에 해당합니다. 청색은 초목의 빛깔로서 창조, 생명, 탄생을 상징하며, 요사스러운 귀신을 물리치고 복을 비는 색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청색은 고구려와 백제, 신라의 복색제도에서 모두 찾아볼 수 있는 보편적인 색채로 음양오행의 상징성외에도 우리 고유의 민속적인 상징성을 지니며 사용되기도 합니다. 혼례 때 청색, 홍색 실을 늘어놓는 것이나 신부복을 청홍색으로 만들어 입히거나 사주보를 청홍색으로 만드는 것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적(赤)색은 오행 가운데 화(火)에 상응하며 남쪽에 해당합니다. 양기가 왕성하고 만물이 무성하여 생명을 낳고 지키는 힘으로 상징되는 색입니다. 또한 토속신앙의 주술적 의미로 가장 많이 쓰인 색인데 귀신을 쫓는 데 주로 이용하였습니다. 예를 들면, 동짓날 팥죽을 먹으면 팥의 붉은색이 액막이가 된다고 여겼으며, 아들을 낳았을 때 부정한 것을 막기 위해 문 밖에 붉은 고추를 단다든지, 부적은 반드시 주서(朱書)한다는 등 민속에서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황(黃)색은 오행 가운데 토(土)로 우주중심에 해당하고 오방색의 중심으로 가장 고귀한 색으로 인식되었기 때문에 중국의 황제만이 황색 옷을 입을 수가 있었습니다. 황색은 적색과 동일한 용도, 즉 주로 귀신을 쫓거나 병을 막는데 많이 쓰였음을 볼 수 있습니다. 신성한 공간인 제의 장소나 해산 후에 사람의 출입을 막기 위해, 돌림병이 있는 장소의 접근을 막기 위해 금줄을 치는 등의 전통이 그러한 예가 되겠습니다. 이러한 황색의 사용에는 오행 상으로 신성한 색이라는 상징성과 함께 시각적으로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하였습니다.

백(白)색은 오행 가운데 금(金)으로 서쪽에 해당하고 결백과 진실, 삶, 순결 등을 뜻합니다. 백색은 우리 옷에 가장 많이 사용된 색채로서 고대부터 우리 민족은 흰옷을 즐겨 입어 백의민족이라 불릴 정도였습니다. 백색은 청정과 광명, 도의의 표상으로 태양의 색이라는 상징을 가지고 있어서 아이가 태어나서 돌이 되기 전까지는 부정을 쫓는 의미에서 유채색의 옷을 입히지 않고 백색의 옷만을 입히는 풍속이 있었으며 동양에서는 재생을 의미하는 색으로 쓰이기도 하였습니다. 서양에서도 백색은 '순수'를 상징하였는데 우리 민족의 관념적 이미지와 부합되는 점이 있습니다.

 

흑(黑)색은 오행 가운데 수(水)에 상응하며 북쪽이고 인간의 지혜를 관장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흑색은 계절로는 겨울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흑색이 다음(봄)을 준비하는 기간으로 소생을 상징함과 동시에 만물의 흐름과 변화를 뜻하고 있음을 말하기 때문에 지혜를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조선시대에 사용되었던 흑색 계열의 색채로는 흑색 이외에 치(검정), 현(밤하늘색), 담흑 등이 있습니다. 흑색은 음의 색으로 쓰여서 일찍부터 백색과 함께 금지되기도 하여 일본에서는 상복으로 쓰였으나 서양에서는 일찍부터 예복의 색채로 쓰였던 점을 보면 완전히 부정적인 이미지만은 아니었다고 볼 수 있겠지요.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음의 색으로 사용을 꺼렸으나 민간에서는 여러 가지 용도로 흑색이 사용되었던 것을 볼 수 있습니다.  - 출처 : http://blog.naver.com/v1s1onor?Redirect=Log&logNo=110007624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