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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한국의 군사문화재 - 조선시대 방패를 찾아서

_______! 2008. 10. 29. 15:08


문화재의 가치를 결정하는 요소 중 하나는 희소성이다. 사실 방패는 공예적으로 가치가 있는 수준급 미술품은 아니지만 실물이 희귀하기 때문에 호기심을 자아낸다.

국방군사연구소가 1996년 발행한 ‘한국 군사 유물집’은 현존하는 전통 무기들을 집대성한 사진집. 하지만 이 책에도 방패는 항목 자체가 없다. 어느 곳에 방패가 소장됐는지 기본적인 사실 확인부터 안 되는 것이다.

지난해 취재 과정에서 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에서 1920년대께 촬영된 희귀 사진을 발견할 수 있었다. 방패에 관한 첫 번째 단서였다. 사진 속에 등장하는 무기들은 방패뿐만 아니라 갑옷·도검·활 등 조선 시대 무기류를 총망라한다.

이 무기들은 1875년 운요호(雲揚號) 사건 당시 일본군이 우리나라 강화도 부근 수비 병력으로부터 강탈한 것. 하지만 현재 야스쿠니 신사 측은 소장된 한국계 유물에 대한 확인을 거부하고 있어 방패의 현 소재는 오리무중인 상태다.

두 번째 단서는 1934년 영국 왕립아시아학회 한국분과가 발행한 학술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이 학술지에 게재된 존 부츠의 ‘한국의 무기와 방어구’라는 논문에는 당시 방패 보존 현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 남아 있다.

부츠는 “조선 시대 방패는 조선총독부박물관·이왕직박물관·일본 쿠단(九段) 군사박물관에 각 1점씩 남아 있고 자신도 1점을 개인적으로 소장하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쿠단 군사박물관은 야스쿠니 신사 부설 전시관을 의미하므로 역시 추적이 불가능하고 부츠 개인 소장품도 추적이 힘든 상태. 우선 조선총독부박물관·이왕직박물관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두 박물관은 현 국립중앙박물관의 전신이 된다. 아쉽게도 취재 과정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방패 유물을 확인할 수 없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곳은 국립궁중유물전시관. 전시관 측에 문의하자 확인해 주겠다는 신중한 답변이 돌아왔다. 간절한 기다림 끝에 지난해 말 전시관으로부터 반가운 전화가 걸려 왔다. 조선 시대 방패(사진)가 국립궁중유물전시관에 소장돼 있다며 사진을 제공해 준 것. 조선 시대 방패 유물을 확인하는 것은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서야 가능했다.

< 출처 : 국방일보=밀리터리 리뷰, 2005. 1. 14 >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출처 : 재규의 철학사전
글쓴이 : 구름나그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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